학교폭력 가해자 찾은 두 소녀, 만세 외치며 돌아온 이유 영화 지옥만세 SIFF 서울독립영화제 임오정 조영준 기자
학교 폭력에 시달려온 나미와 선우는 다른 아이들이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간 사이 자살을 시도한다. 다른 방법이 보이지 않는 절박한 상황에서 나름대로 치밀하게 준비한다고 했지만 단번에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이제 다른 방법이 있나 싶기도 하다. 어리숙한 실패 이후 두 사람은 SNS를 통해 채린의 소식을 듣게 된다. 왕따와 따돌림을 주도하며 자신들을 이 상황에 밀어 넣은 주동자. 집이 망해 서울로 도망치듯 떠났던 그녀가 너무도 행복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다. 지금 세상을 떠나겠다던 마음이 조금씩 변하기 시작한다. 이대로 죽기엔 너무 억울하다. 어차피 죽기로 한 거 그 인생에 작은 기스라도 내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처참한 인생의 결말이야 이미 정해둔 상황에서 두려울 것이 없다. 나미와 선우는 채린을 찾아 복수를 할 생각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모든 일이 한숨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내면 속 분노가 아직 해소되지 않았을 때 상대가 먼저 무력해지거나 구원을 받았다고 여겨질 때 피해자의 마음은 한층 더 복잡해진다. 심지어 나미와 선우는 채린이 자신들의 세상을 떠나고 난 뒤에도 그 일그러진 삶을 계속 살아야만 했고, 자신들의 삶을 포기하고자 했을 정도였으니 더욱 그렇다. 죽이는 것은 편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얼굴에 흠집을 내고 평생 자신들을 떠올리며 살도록 만들자고 할 정도면 거듭되며 쌓인 그 분노의 크기는 얼마나 되는 것일까. 만약 이 작품이 교내의 또래 무리와 종교 시설의 속성을 동일한 위치에 놓는 과정에서 뼈대만을 유사하게 갖추고자 설정했다면 아쉬운 점이 많이 남았을 것이다. 서로 다른 지점에 놓인 두 집단을 서로 비춰내는 일은 구조나 외형적인 면만큼이나 그 내적인 속성의 유사한 정도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영화는 나미와 선우의 관계를 동일하게 이식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영화 속 또래 집단과 종교 시설 사이의 가장 큰 접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양쪽 모두의 공간에 나미와 선우가 놓여있다는 점이다.
결국 다시 한 번 반복이다. 자신이 놓여 있던 자리에서 학습된 행동과 시선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만다. 또래 집단에 소속되어 그 소속감을 느껴본 나미와 철저히 홀로 버려진 채 어떤 도움도 받지 못한 선우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 완전히 같을 수 없고, 누군가를 괴롭히고 짓밟는 삶을 살아온 채린이 장소만 옮긴다고 해서 쉽게 달라질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게 세 사람의 내면이 복잡하게 엇갈리는 동안 나미와 선우는 채린의 사과 이면에 가장 높은 점수가 걸린 회개와 용서의 시스템이 놓여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이번에도 채린은 두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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