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경향] 한국 웹툰업계는 피라미드 계층구조다. 가장 상층에는 독자들과 직접 만나는 플랫폼 네이버, 카카오페이지 등이 있다. 가장 하층에는 웹툰을 완성하는 창작자, 즉 다...
이우영 작가 사망 1주기를 맞아 지난 지난 3월 5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여적향에서 박광철 만화평론가, 김은정 참여연대 사무처장, 김동훈 작가, 조은 작가가 주간경향과 업계 현황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한수빈 기자
지난해 3월 11일 이우영 작가가 사망한 이후 창작자의 저작권, 불공정 계약 등에 관한 사회적 관심이 일었다. 주간경향은 지난해 3월 29일 김동훈·조은 웹툰 작가를 만나 업계 현실을 들었다. 이후 정치권부터 업계 내부에 이르기까지 불공정 계약을 바로잡겠단 의지가 넘쳤던 만큼 그간 무엇이 바뀌었는지 궁금했다. 지난 3월 5일, 김동훈·조은 작가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다시 만났다. 정책적 설명을 보완하기 위해 박광철 만화평론가, 김은정 참여연대 사무처장도 함께 자리했다. 획기적 개선은 아니더라도 약간의 변화는 있었을 것이라 기대하고 질문을 시작했다. 곧바로 답이 돌아왔다. “변화가 되긴 했죠. 더 나쁜 쪽으로”.
조 “내가 업계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부터 이미 MG제와 후차감이 기본이었다. 선차감이나 원고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은 굉장히 이례적인 사례에 가까웠다. 이때문에 나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작가들은 MG제에 대한 인식 자체도 다르다. 회사가 작품의 제작을 위해 작가에게 투자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마 나 이후 세대에는 선차감 존재도 모르는 작가가 대부분일 것이다.” 이우영 작가 사망 1주기를 맞아 지난 3월 5일 서울 중구 경향신문사 여적향에서 박광철 만화평론가가 주간경향과 업계 현황에 대한 인터뷰를 하고 있다./한수빈 기자박 “알 수 없다. 작가들에게 알려줄 의무가 없다. 웹툰 제작 비용은 ‘깜깜이’다. 작가들도 내 작품에 얼마의 비용이 드는지 모른다. 그럼에도 후차감을 받아들여야 한다. 제작비가 얼마나 드는지는 연구조차 없다. 만화·웹툰업계는 당장의 갈등 요인을 개선하기보다 시장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대로는 개선의 여지가 없다.
은정 “플랫폼이 계층 구조의 상단에 있기 때문에 문제에 대한 관리·감독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역할을 제작사로 밀어낸다. 그러면서 자신들 책임은 희석한다. 실제로 플랫폼과 제작사의 계약 내용을 보면 법정 공방 발생 시 모든 비용과 책임이 제작사에 있는 것으로 나온다. 수익은 얻으면서 책임에서는 자유롭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말단에 있는 창작자는 중간 계약도 알 수도 없고, 자신에게 돌아오는 수익이 정당한지도 모른다.”-플랫폼과 직접 계약하면 안 되나. 조 “나는 주로 여러 작가가 함께 참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혼자서 하고 싶어도 그 규모 때문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작품들인 경우도 많다. 애초에 작품의 파트 작가로 시작하다 보니, 이 작품이 온전히 내 것이냐는 인식 측면에서도 애매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제작사가 웹툰으로 만들었으면 하는 웹소설의 IP를 사서, 직접 제작에 나서는 것이다. 이들은 참여 작가들을 모으고, 유통·홍보까지 전부 맡는다. 제작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회사가 공동저작권자가 된다.”-수직적 계층구조의 문제는 무엇인가.
박 “만화계가 양적으로 팽창하면 그만큼 플랫폼 수익이 높아진다. 그렇다 보니 이 구조에서는 업계가 무조건 양적 팽창만 시도한다. 이 과정에서 제작비가 부족해지면 외부 투자를 끌고 와서라도 IP를 산다. 그러고 나면 투자를 회수하기 쉽게 대규모로 찍어낼 수 있는 작품들 위주로 제작하게 된다. 쉽게 말해, 수익성이 담보되는 만화만 제작하는 쪽으로 진화한다는 것이다. 작품성은 수익이 보장될 때 부수적으로 챙기면 되는 것으로 밀린다. 그 결과, 나타나는 것이 다양성의 상실이다. 주변에서 ‘요즘 웹툰 볼 게 없다’는 소리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이게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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