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착취물 배포 방치 같은 불법행위 방조 등의 혐의로 지난 26일 프랑스 파리에서 전격 체포된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에 대한 공식 수사가 시작됐다. 프랑스 검찰은 28일 두로프에 대해 텔레그램에서 일어난 조직 범죄 등과 관련한 혐의로 ‘예비기소’했
프랑스 검찰은 28일 두로프에 대해 텔레그램에서 일어난 조직 범죄 등과 관련한 혐의로 ‘예비기소’했다고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프랑스법상 예비기소란 수사판사가 범죄 혐의가 있다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지만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내리는 준 기소행위다. 예비기소된 피의자는 혐의를 더 구체적으로 특정하기 위한 수사판사의 조사 뒤 본기소 여부를 판단 받는다.두로프는 조직범죄단의 아동 성착취물 조직적 배포 방치, 불법 온라인 거래 방조, 수사 당국과의 협력 거부 등 12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두로프에 대한 수사를 책임지는 로르 베퀴오 검사는 이날 성명에서 텔레그램이 아동 성착취물 배포, 마약밀매, 온라인 증오범죄와 관련된 다수의 형사사건과 관련이 있으나 사법당국의 협력 요청에 “거의 완전히 응답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벨기에 등 다른 유럽 국가 수사 당국도 “같은 관측을 공유하고 있다”며 조직범죄 검사들이 지난 2월 “이 메신저 플랫폼에서 임원들의 잠재적 형사범죄 가능성”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소셜미디어 최고경영자가 플랫폼 이용 방식 때문에 체포되고 수사를 받는 일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온라인 상에서 표현의 자유와 책임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엑스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프랑스 당국의 두로프 수사는 검열 옹호에 해당한다며 두로프의 석방을 요구했다. 논란이 많은 동영상 공유 앱인 럼블의 창업주인 크리스 파블로브스키도 두로프의 체포를 목격한 뒤 유럽을 떠났다고 말했다.
두로프의 모국인 러시아에서는 크렘린 대변인, 하원의장까지 나서 두로프의 체포가 정치적 동기에 따른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서방이 두로프의 협조를 얻어내 옛 소련권에서 많이 사용되는 텔레그램의 암호 해독키를 확보하는 등 텔레그램에서 유통되는 러시아의 중요 정보를 얻으려는 속셈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두로프는 러시아 출신이지만 2014년 러시아 당국의 압박을 피해 러시아를 떠났고, 현재는 프랑스와 아랍에미리트 등 4개국 시민권을 보유하고 있다.두로프를 체포한 프랑스에서도 이전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그에게 본사 이전을 제안하는 등 접근한 정황이 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018년 두로프와 점심을 함께 하며 텔레그램 본사를 파리로 옮기라고 제안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8일 보도했다. 그보다 1년 전에는 프랑스 정보당국은 아랍에미리트연합과 협력해 두로프의 전화를 해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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