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음식을 만나는 순간] 태국 음식과 게뷔르츠트라미너
2009년에 아내와 결혼했으니 함께 산 지도 햇수로 15년째다. 부부로 산다는 건 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결합이기도 하지만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서로의 취향을 내내 부대끼는 일이기도 하다.
식생활 또한 그러해서 생선회를 좋아하는 아내의 영향으로 뒤늦게 회 맛을 알게 되었고, 동남아 음식을 즐기며 무려 고수를 생으로 씹어 드시는 분과 함께 살다 보니 어느덧 난이도 높은 고수 향에도 적응했다. 이건 뭐 화성에서 온 사람이 점점 금성인으로 변하고 있는 건가? 그래도 인생의 반려자와 함께하는 시간만큼 소중한 것이 어디에 있겠는가. 아내가 좋아한다면 똥내 가득한 두리안이라도 함께 나눌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다.이십 대 때 태국 길거리에서 맛본 음식이 그렇게 맛있었다면서, 아내가 언제부터인가 태국음식점에 가고 싶다는 의사를 은근히 내비치기 시작했다. 금성인의 눈칫밥을 먹은 지 어언 15년째다. 알아서 모시기 위해 즉시 태국 음식에 어울리는 와인 수소문에 들어갔다.
윤슬이 보일 듯 반짝이는 투명한 연노랑 액체가 잔 속에서 일렁인다. 요란한 풍선껌 향을 예측하며 코를 대고 숨을 들이켜는데, 예상 밖으로 기품 있고 차분한 향기가 감지된다. 감귤 느낌의 신선한 과실 향에 은은한 연기 향이 피어오르는데 예전에 마시고 감탄했던 파미유 위겔의 리슬링이 슬며시 떠오른다. 역시 재배 방식과 양조방식에 따라 같은 품종이어도 스타일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음을 절감한다. 질감이 어떨지 궁금해 마음껏 씹어보았는데, 와우! 겉바속촉과는 정반대인 겉촉속바의 진수를 보여준다. 구강 내 상피세포가 하나도 손상되지 않을 수준의 부드러운 튀김옷 안에는 치아가 약한 어린 아이도 무리 없이 씹어댈 수준의 앙증맞은 바삭함이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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