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20만원 더... 난방비 폭탄이 불러온 후폭풍 난방비폭탄 난방비절약방법 실내적정온도 정혜영 기자
이달 관리비 청구서에 찍힌 숫자를 해독하느라 오랜만에 뇌 구석구석이 활성화 되었다. 셈이 느리고 숫자를 싫어해 웬만한 숫자는 그냥 넘기는 내가 이번엔 도저히 그냥 넘길 수 없는 숫자를 관리비 청구서에서 만난 것이다!우리 집이 30년 된 빌라이다 보니 냉난방에 취약한 점은 있다. 부동산 가치를 생각하면 아파트를 선택해야 했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때 겪었던 아파트 살이의 고단함을 더는 겪고 싶지 않아 관리비를 조금 더 내더라도 마음 편히 살고 싶어서 택한 게 이 빌라였다.
같은 비용으로 코딱지만 한 아파트에 사느니 더 넓은 공간에서 조금은 여유를 부리며 살고 싶었던 우리 부부의 배짱은 겨울철 난방비 앞에서는 매번 심하게 쪼그라들었다.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는 12월 치 관리비가 청구되는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간 난 기도하는 마음이 된다. 난방비 좀 적게 나오소서. 이제 아이들도 컸으니 추우면 슬리퍼도 챙겨 신고 겉옷도 하나 더 챙겨 입어가며 그런대로 무난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겨울철 난방 온도 21.5도를 넘겨본 적 없으니 그런대로 선방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막했다. 일 년 중 관리비가 최고치를 찍는 세 달 중 첫 달이 이 정도면 이어질 두 달을 어찌 살아야 한단 말인가? 대단지 아파트에 비해 더 드는 관리비는 고즈넉한 생활의 만족도로 상쇄한다 여겨 왔건만. 이번엔 그 어떤 것으로도 위로가 되지 못했다. 이사를 가야 하나? 난방비 폭탄으로 이 집에 이사 온 이래 처음으로 진심 진지하게 이사까지 고민하게 되었다.그렇다고 당장 이사를 할 수도 없고, 다음 달 난방비마저 손 놓고 폭탄을 맞을 수는 없는 노릇. 대책을 세워야 했다. 일단, 각 방의 난방 온도를 1도씩 낮췄다. 우리 집 최대 설정 온도인 21.5도를 19.5도로 내렸다. 우리 부부 침실은 19도로 더 낮췄다.
주방은 19도로 맞춰놔도 불을 사용하는 공간이다 보니 항상 20도로 올라가 있다. 그러니 앞으로 주방엔 난방 돌 일이 없겠다. 온수 사용비도 대책이 필요했다. 하루에 두 번씩 샤워하는 아들에게 철퇴를 내렸다. 이제부터 샤워는 하루 한 번! 온수 사용 시간 줄이기!이번 난방비 폭탄을 계기로 관리비 청구서를 더 꼼꼼히 들여다보게 되었다. 우리 집 열 에너지 사용량이 동일 면적 대비 2배 가까이 더 많다는 것을 알았다. 남들은 대체 몇 도에 맞춰놓고 사는지 확인할 순 없지만, 수치가 거짓말을 하진 않을 테다.난방비와 온수비를 줄이기 위해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다음 달 관리비에 변화가 없으면 어쩌나. 아니, 줄기는커녕 더 나오면 진짜 세대 많은 아파트로 이사를 가야 하나... 걱정이 사라진 건 아니다. 그래도 그동안 다소 소홀했던 에너지 절약 문제를 다시 돌아보고 구체적인 방법을 고민해 실행해 본 점은 고무적이라 하겠다.
평소보다 1.5도 낮아진 내 방 화장대 위에서 노트북에 이 글을 쓰는 데 발이 살짝 시려 양말을 신었다. 우리 부부, 추워서라도 꼭 붙들고 자느라 50에 제2의 신혼을 맞을지도 모르겠다. 난방비 폭탄이 불러온 후폭풍 가운데 낮춘 실내온도를 가족의 체온으로 채우며 이 위기를 잘 극복했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브런치에 함께 게시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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