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사용 줄이려 온라인티켓 발급했는데 종이 팔찌... 다회용기 안내에도 일회용품 버젓이 사용
쾌청한 하늘에 울리는 밴드의 합주, 함성이 당연한 공간, 같은 목적을 위해 모인 사람들 사이에 숨어드는 것, 페스티벌의 묘미다. 지난 20일,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페스티벌을 찾았다.
일찍이 줄을 서서 손목티켓 부스 오픈을 기다렸다. 주변을 돌아보니 대부분 돗자리, 일회용 종이 테이블을 짊어지고 있었다. 4열 종대로 함께 서있던 옆 사람에게 '돗자리가 꼭 필요한지, 종이 테이블은 일회용인지' 물었다. 그는 "페스티벌에 처음 온 거냐"며 돗자리도 없이 혈혈단신으로 서있는 나를 걱정하는 눈치였다. 이 페스티벌을 위해 잘려 나간 나무들이 스쳐지나갔다. 밑동만 듬성듬성 남은 공터까지 상상이 닿았을 때, 손목 티켓 부스가 열렸다. 여기까지 겪고 나니, 지난 9월 참석했던 한 뮤직 페스티벌이 떠올랐다. 당시 플라스틱통에 담긴 얼음 아이스크림을 들고 입장하려 했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려던 순간, 제지를 당했다. 500ml 이하의 생수병은 되는데, 200ml 남짓의 아이스크림통은 반입이 불가하다고 했다.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이유였다. 친환경에 대한 주최 측의 기준이 모호했다. 반입 물품을 검사하는 스태프는 규정에 따라 "지퍼백에 아이스크림을 옮겨가라"고 했다. 잠시만, 그러면 플라스틱 쓰레기 하나, 지퍼백 쓰레기 하나가 생긴다. 이해할 수 없는 조치였다. 이에 더해 친환경적이지 않은 일을 부당한 규정에 의해 저질러야만 하는 그 순간, 분했다. 당시 페스티벌 내부 역시 일회용컵에 맥주 등 음료를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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