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사이드 와중에도…‘장관의 잼버리 밖 숙박’ 해명만 한 여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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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페미사이드 관련 의견 표명 전혀 없이 “숙영하려 했으나…” 장관 보호 급급

“숙영하려 했으나…” 장관 보호 급급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21일 오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리는 을지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관악구 신림동 등산로에서 30대 남성 최아무개씨에게 너클로 폭행을 당한 뒤 성폭행 피해를 입은 여성이 지난 19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 사건 발생 이틀 만이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그곳을 자주 다녀 폐회로텔레비전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어 범행 장소로 정한 것”이라며 “강간하고 싶었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여성을 노린 전형적인 ‘페미사이드’였다. 피해 여성 사망 다음날인 20일, 여가부는 에이4용지 두장짜리 보도자료를 냈다. ‘김현숙 장관이 새만금 잼버리 기간 동안 야영지 밖 신식 숙소에서 지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해명이었다.

“여성안전 주무부처로서 여성안전에 대한 부분을 조금 더 챙기고 더 확실하게 지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돌아왔다. 김 장관의 그간의 행보를 보면, 여성 대상 폭력에 미온적인 여가부의 대응이 새삼스럽지 않다. 여성 대상 폭력은 불평등한 성별 권력관계에서 발생하는 인권침해인데도, 김 장관이 그에 한참 못미치는 인식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7월 발생한 ‘인하대 여성 성폭력 살인사건’에 대해 “ 안전의 문제”라고 표현해 비판을 받았고, 지난해 9월 ‘신당역 여성 스토킹 살인사건’ 때는 “이 사건을 ‘젠더 갈등’으로 보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여가부 장관으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구조적 성차별’을 부정하는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장관, 여성대상 폭력을 ‘그냥 폭력’으로 단순화하는 수장을 둔 여가부. 여가부가 제역할을 못하는 건 어쩌면 우연이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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