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사회 정치단체 '독립협회' 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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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웅의 인물열전 - 잊혀진 선각자, 묵암 이종일 평전 10]

독립협회는 19세기 말엽 제정 러시아와 일본이 이권 침탈은 물론이요 한국을 식민지 속국화하려고 침략정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열강이 이에 편승하여 경쟁적으로 이권 침탈을 자행하기 시작하던 시기에 창립되어 이에 대한 맹렬한 반대 투쟁을 전개하면서 독자적 근대 민족주의와 정치적 민주주의·의회 민주주의를 정립, 발전시킨 단체였다. 사람마다 독립하고 사람마다 협회하기가 무엇이 어렵겠는가? 그런데……독하면 능히 입하고 독이 아니면 능히 입하지 못할 것이며 협하면 능히 회할 것이오 협이 아니면 능히 회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독만 있고 협이 없으면 아집에 흘려 버릴 것이니 불립만 같지 못하고, 협만 하고 독이 없으면 무주에 흘러서 불회만 같지 못할 것이다.……이로써 본다면 이제 이 네 글자로 명명한 것은 한낱 나라를 빛내는 문장의 면목뿐이 아니라 실로 백성을 교화하는 예악의 폐정이니….

1896년 7월 2일 창립된 독립협회는 우리나라 최초의 사회 정치단체이다. 이종일은 월남 이상재의 권유로 독립협회에 가입했다. 그는 독립협회의 간부직을 직접 맡는 것을 사양하였으나, 정교·서재필·이건호·윤치호·박은식·장지연·유근·남궁억·이동녕·이상재 등 독립협회 주요 지도자들과 긴밀한 단계를 유지하며 독립협회를 후원하였다. 1897년 8월부터 정치·경제·교육·종교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토론회를 열면서 정치단체의 성격이 짙어지고, 민간인이 다수 참여하면서 관민공동회를 개최하는 등 국권수호의 결사체로 부상하게 되었다.그는 독립협회의 회장 선출시 자신이 윤치호를 추천, 회장으로 선출하였으며, 관민공동회의 개최 시 신문사 대표로서 참여에 추대되어 황제에게 헌의6조를 올렸다고 밝힌 바 있다.

1898년 8월부터 국정 전반에 걸쳐 토론회를 열었다. 이른바 만민공동회를 개최한 것이다. 독립협회의 간부들은 물론 무명의 일반 시민들까지 연사로 나서 다양한 토론을 벌였다. 특히 열강의 이권 침탈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의회의 설립을 촉구하는 등 진보적인 제안이 제기되었다. 이종일은 여러 차례 독립협회 회원들의 초청을 받아 현장에서 강연을 하였다. 다산 정약용의 학문과 저술에 관해 말하고 개화사상, 특히 민권관련 강연을 하였다. 이와 관련 독립협회 일각에서 그를 '사상적 고취자'라 하였다. "이동녕 동지가 회사로 찾아와 독립협회의 민권운동과 그 사상에 관해서 협의했는데, 말이 나기를 다수의 독립협회 관계자들이 옥파 이종일을 사상적 고취자라고들 말하고 있다고 이동녕이 털어 놓았다. 과연 내가 고취하는 민권의식이 협회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다." 26> 박걸순, 앞의 책,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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