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93채 '빌라의 신' 전세사기의 전말 전세사기 빌라의_신 2400일당 선대식 기자
권아무개씨는 이지현씨가 전세로 살고 있는 오피스텔의 집주인이었다. 2020년 8월 이씨는 전세보증금 2억 원을 내고 전세계약을 체결했으니, 계약 만료가 얼마 남지 않은 때였다. 이씨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쪽지에 나와 있는 '오픈 카카오톡 대화방'에 들어갔다.
이씨는 권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다른 피해자들과 연락하는 과정에서 권씨와 똑같은 휴대전화번호를 쓰는 집주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오피스텔은 모두 140세대인데, LH가 임대주택 용도로 매입한 45채를 제외한 95채 가운데, 57채를 권아무개씨, 박아무개씨, 김아무개씨 3명이 소유하고 있었다. 전세사기 수법은 이른바 '동시진행'이다. 분양과 전세계약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을 거의 동일하게 책정했다. '깡통주택'을 만든 것이다. '깡통주택'은 집주인이 받는 전세보증금이나 대출금이 집값의 80%를 넘으면 향후 경매 시 세입자 입장에서 전세보증금을 떼일 수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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