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S] 손희정의 영화담(談) 지옥만세야반도주 일진, ‘하나님’에 귀의셀프용서 뒤 가식적 사과만교회서도 ‘여왕벌’ 지위 유지피해자, ‘현실 지옥’ 살기 결심
피해자, ‘현실 지옥’ 살기 결심 찬란 제공 “웰컴 백 투 헬이다, 씨×.” ‘쏭남’ 송나미가 ‘황구라’ 황선우에게 무언가 벅찬 표정으로 말한다. 선우는 웃으며 답한다. “오키 오키.” 두 사람은 며칠간의 짧은 여행을 마치고 이제 막 집으로 돌아온 참이다. 그리고 그 집이 여전히 지옥-헬이라는 점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다만 떠날 때와 달리 두 사람은 그곳에서 함께 웃을 수 있게 되었다. 그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과엔 정성과 노력이 필요한데 시간을 돌려 며칠 전, 다른 학생들은 모두 수학여행을 떠난 오후. 학폭 피해자인 나미와 선우는 수안보의 버려진 낡은 목욕탕에 앉아 죽을 궁리 중이다. “어차피 망했고, 앞으로도 망할” 인생에 미련 따위는 없다. 나미가 목을 매려는 순간, 그의 유서를 읽던 선우가 말한다.
그래야 변화의 조건이 만들어지고, 피해자의 구체적인 일상이 그 조건 위에 놓일 때에야 비로소 사과는 형식적인 말의 공허함에서 벗어나 다음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채린은 그런 정성과 노력을 들일 생각이 없다. 그가 나미에게만 거듭 사과하는 이유다. 나미의 약한 마음을 조종해 이 지옥에서 벗어날 낙원행 티켓을 얻을 수 있을 만큼의 ‘용서 점수’만 얻으면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채린은 선우에게까지 자신이 변했다는 걸 증명할 필요가 없다. 게다가 선우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선우는 끊임없이 따돌림을 당하면서 주변적 위치로 내몰렸던 경험 속에서 폭력의 시스템을 파악하는 것에 훈련된 사람이기 때문이다. 찬란 제공 ☞한겨레S 뉴스레터를 구독해주세요. 클릭하시면 에스레터 신청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한겨레신문을 정기구독해주세요. 클릭하시면 정기구독 신청 페이지로 연결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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