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도, 교육비도, 노동환경도 그대로인데... 끝나지 않은 '둘째' 고민, 의지할 정부 정책이 없다
결혼 전에는 부러운 친구들이 많았다. 체력이 좋아서 몇 날 며칠 밤을 새우고 놀아도 끄떡없는 친구, 자유롭게 휴가를 쓸 수 있어 비수기에 싼값으로 여행을 즐기는 친구,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는 축복받은 체질의 친구 등. 샘이 많은 나는 온갖 종류의 친구들을 부러워하며 살았다.
사실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우리 집 가장도 고군분투 중이다. 아이가 아파서 가정보육이라도 하는 날은 더 그렇다. 밤 10시가 넘어 들어와서 부랴부랴 늦은 저녁을 챙겨 먹고 분리수거며 설거지며 밀린 집안일을 돕는다.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소파에 기대 잠이 든 남편을 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절로 든다. 이런 상황인데 한결같이 아이를 더 낳고 싶다고 말하는 남편. 둘째를 낳으면 일찍 오겠다는 공수표를 수도 없이 날린다.'둘째'에 대한 고민은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다. 얼마 전 암 판정을 받은 아빠 덕분에 머릿속은 더 복잡해졌다. 아빠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군분투하다가 얼마 전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지난 추석 부모님 댁에 방문했을 때 아빠는 수척해진 얼굴로 내 손을 꼭 잡고 말했다."OO이 동생 낳아라. 아빠 소원이다."갑작스러운 태도변화에 부모들은 당황스럽다. 둘째를 고민하던 한 지인의 집도 얼마 전 그 일을 겪었다.
맞벌이 부부 중 일부 여성의 경우 정부 정책의 의도대로 눈치를 보지 않고 자동 육아휴직을 할 수 있어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자동육아휴직을 반기는 기업이라면, 애초에 눈치를 주는 일은 없지 않을까. 결국 또 소수의 가정만 혜택을 받는 반쪽짜리 정책이 될 것 같은 인상이다. 이후 일선 학교는 대혼란에 빠졌다. 당장 노란 버스를 어디서 구한단 말인가. 초등학교 자녀를 둔 친구들의 단톡방은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교장들이 사고가 날까 봐 몸을 사려서 체험학습과 수학여행이 몽땅 취소가 됐다면서.6학년 아이를 둔 한 친구는 아들이 마지막 수학여행을 못 가게 되자 분통을 터뜨렸다. 이런 학부모들의 아우성에 정부에서는 부랴부랴 전세버스 이용도 허용한다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버스는 이미 떠났다. 평생 한 번뿐인 초등학교 수학여행은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 '정부'라는 곳에서 추진하는 정책이 이렇게 허술하고 어설플 수가.그렇다. 정책이 아무리 이렇고 저렇고 해도, 우리 집은 해당무다. 사실 남편이 육아휴직을 쓴다고 해도 걱정이다. 당장 내년에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의 대출금은 어떻게 갚을 것이며, 생활은 무엇으로 할 것인가. 치솟는 물가에 외벌이로는 아이 한 명 키우는 것도 빠듯한데, 육아휴직을 하면 이마저도 절반 이하로 깎인다. 살 수가 없다.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지방 도시의 ‘메가시티’를 먼저 추진해야”…세종 등 지역시민단체 등 ‘메가 서울’ 반대 분명히국민의힘이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메가 서울’ 방안을 들고 나온 ...
Read more »
“먹다 토했다”…양념치킨서 나온 ‘바퀴벌레’ 억울하다는 사장, 왜?배달시킨 양념치킨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한 손님때문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업주의 사연이 전해졌다. 3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부산 진구에서 바퀴벌레가 나왔다고 환불 요청한 고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부산에서 치킨집을 하는 점주라고 소개한 A씨는 “밤 11시에 손님이 배달료 3800원을 내고 치킨을 4만
Read more »
보도블록 뚫고 나온 나무들, '이것' 때문이었다무관심 속 병들어가는 가로수… 시민들도 적극적으로 나서 나무를 돌봐야
Read more »
[자막뉴스] 뿜어져 나온 오염수...日 내부서도 불안 기류도쿄전력이 오전 10시 반쯤,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3차 방류분 오염수를 바다로 보내기 시작했습니다.17일 동안 방류할 양은 1, 2차 때와 마찬가지로 7천8백 톤...
Read more »
이선균, 모발 검사 음성...“최소 10개월 마약 안 했다”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의 모발 정밀 감정 결과 ‘음성’이 나온 것으로 밝혀졌다. 3일 방송된 SBS ‘8뉴스’에서는 이선균의 모발 정밀 감정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선균의 모발을 긴급 정밀 감정한 결과 음성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달 28일 이선균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그의 모발 100가닥 정도를
Read more »
하루만에 232만뷰 찍었다…'용서 못해' 말 나온 기시다 영상 정체인공지능(AI)을 이용해 만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가짜 동영상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하고 있다. A씨(25)는 요미우리신문에 '인터넷에 공개된 기시다 총리의 기자회견과 자민당 대회 연설 등 동영상에 있는 총리의 음성을 AI에 학습시켜 가짜 음성을 준비했다'며 '재미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닛테레는 '닛테레의 방송, 프로그램 로고를 가짜 동영상에 악용한 것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며 '필요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