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피에프) 사업의 부실 확대로 대출을 내어준 금융회사를 통해 시장에 쏟아져 나올 토지 매물이 대폭 늘어나게 됐다. 저축은행들이 처분해야 하는 사업장만 최대 3조원 규모(대출액 기준)에 이를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추산이다. 금융당국은 ‘좀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의 부실 확대로 대출을 내어준 금융회사를 통해 시장에 쏟아져 나올 토지 매물이 대폭 늘어나게 됐다. 저축은행들이 처분해야 하는 사업장만 최대 3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게 금융당국의 추산이다. 금융당국은 ‘좀비 토지’ 매각 등 구조조정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고삐를 죄고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24일 “최근 피에프 대출 연체율이 뜀박질하는 등 갈수록 대출 부실이 커져 금융사가 원리금 회수를 위해 경·공매에 부치게 된 사업장 규모도 예상보다 많아졌다”며 “당초 전체 사업장 가운데 최대 7조원 정도가 경·공매 대상이 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를 훌쩍 넘기고, 저축은행 사업장은 최대 3조원에 달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앞서 지난 5월 ‘부동산 피에프 연착륙 대책’을 발표하며 전체 피에프 사업장의 2∼3% 정도만 경·공매 대상으로 추산했었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 경·공매 대상 사업장 규모는 최대 2조원 안팎으로 추정됐는데 몇 달 새 규모가 크게 늘어난 셈이다.
국내 5천여곳에 달하는 피에프 사업장들의 사정이 더 나빠지며 금융사들이 경매나 공매에 부치게 된 악성 사업장 내 토지들이 부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연체율이 높은 저축은행 사업장이 특히 열악한 상황으로 보인다. 실제 저축은행의 피에프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6.96%에서 올해 3월 말 11.26%로 껑충 뛰어오른 상태다.금융사들은 정부 지침에 따라 자체적으로 평가한 개별 피에프 사업장들의 사업성 평가 결과를 이달 초 금감원에 제출했다. 전체 4개 평가 등급 중 사업 차질이 예상돼 ‘유의’ 등급을 받은 사업장은 사업 재구조화 또는 자율 매각을, 사업 진행이 어려운 ‘부실 우려’ 등급 사업장은 경·공매를 통한 토지 매각을 추진해야 한다. 금융회사 자체 평가에서조차 회생 불가 판정을 받은 사업장이 불어났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은 부실 사업장 정리를 늦추며 버티기에 들어가는 시행사와 금융사를 상대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감원은 최근 전체 금융권을 대상으로 다음 달 9일까지 유의 또는 부실 우려 등급을 받은 사업장의 재구조화 및 정리 계획을 제출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또 사업장 정리를 6개월 안에 마쳐야 한다고 못 박았다.이와 함께 개발 사업 시행사가 피에프 대출 원리금을 3개월 이상 연체하면 바로 경·공매 절차에 돌입하는데, 만약 유찰될 경우 가격을 낮춰 1개월 이내에 다시 토지 매각에 나서야 한다. 애초 6개월 이상 연체 채권을 대상으로 3개월 단위로 경·공매를 하게 했으나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기 위해 기준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금감원 핵심 관계자는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지 않고 계속 시간을 끌면 피에프 대출을 해준 금융회사의 건전성 악화 등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더 큰 부실로 번지기 전에 환부를 도려내자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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