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여러 전장에서 AI 무기는 아무런 규제 없이 버젓이 인간 사냥에 쓰이고 있습니다.\rAI 무기
지난해 연말 서울 상공에 몰래 침투한 북한 무인기. 이 무인기는 그저 날아다니다가 북한으로 되돌아갔다. 그런데 이 무인기가 깡통이 아니라 스스로 자율 비행을 할 수 있다면? 자율 비행을 하면서 목표를 식별해내 공격할 수 있다면?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생전 “AI 무기는 내일의 칼라시니코프가 될 것”이라는 묵시록을 남겼다. 그는 석학·기업가 1000여 명과 함께 2015년 발표한 공개서한에서 ‘싸고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치명적인 무기’의 대명사인 AK-47 소총처럼 ‘킬러 로봇’이 만연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언했다. 영화 속 터미네이터가 지배하는 세상을 연상케 하는 섬뜩한 경고였다.
그러나 영화는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여러 전장에서 AI 무기는 아무런 규제 없이 버젓이 인간 사냥에 쓰이고 있다. 이를 규제할 출구도 잘 보이질 않는다. 킬러로봇·드론 등 능동지능을 갖춰 인간의 조종 없이도 알아서 공격하는 ‘치명적 자율무기’가 우후죽순 개발되는 ‘AI 군비경쟁’ 시대다.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를 AI 무기 개발 경쟁은 핵무기만큼이나 인류를 위협하고 있지만 현실은 암울하다. 지난 6일 블룸버그에 실린 ‘AI는 인류엔 좋을 수 있지만, 전쟁에는 매우 나쁘다’는 칼럼은 AI 군비통제가 왜 그토록 어려운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미·중이 AI 무기 규제? 기대하지 말라”
지난 6일 블룸버그에 게재된 할 브랜즈 존스홉킨스대 국제정치대학원 헨리키신저센터 석좌교수의 ‘AI는 인류에겐 좋을 수 있지만, 전쟁에는 매우 나쁘다’는 제하 칼럼. 블룸버그 화면 캡처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 헨리 키신저 센터의 할 브랜즈 석좌교수는 칼럼에서 “좋든 싫든 AI 군비경쟁은 다가오고 있다”며 이런 진단을 내놨다. 일촉즉발의 군사적 충돌을 내포한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진 두 강대국 간 경쟁이 AI 무기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는 뜻이다. 역사적으로 무력 경쟁은 군축으로 이어졌다. 1920년대 열강들은 군함 경쟁이 제1차 세계대전을 촉발했다며 함정 줄이기에 나섰고, 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엔 미·소 간 핵 군축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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