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는 외침은 '국가 책임'을 향했습니다. newsvop
참사 발생 나흘째인 2일, 이태원에는 슬픔이 쌓이고 있었다. 이태원역 1번 출구에는 이틀 전보다 국화가 배로 늘어있었다. 인도에만 가지런히 놓여있던 것이 차도까지 퍼졌다.
상·하의와 마스크, 비니까지 검은색으로 맞춘 앳된 얼굴을 한 20대 청년도, 패딩에 등산바지와 운동화를 신은 중년도 눈물을 훔쳤다. 눈물이 마른 시민들은 가만히 선 채 발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있었다.규칙적인 목탁 소리를 찢고 울리는 호루라기 소리는 분노를 깨웠다. 경찰 인력이 시민들을 둘러싸고 인도 안쪽으로 손짓하고 있었다. 인근 상인은 “그날은 어디 있다가 이제야 나와 있느냐”며 분통을 이기지 못하고 소리쳤다.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마음 한켠에는 비참한 안도감도 자리 잡고 있었다. 헌화하고 절을 올린 김모 씨는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서 있었다. 김 씨는 대학생 아들을 두고 있다. 그는 “그날 아들이 연락이 안 돼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른다. 다행히 자고 있어서 연락이 안 된 것이다”며 “대학생이니까 얼마든지 그날 여기 와서 놀다가 큰일을 당할 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낮게 깔리던 김 씨 목소리는 어느새 한 톤 높아져 있었다.
맞은 편에서는 침묵시위가 진행됐다. 청년정의당·청년진보당·청년녹색당·진보대학생네트워크·청년하다 등 10여개 청년단체는 참사 당일 첫 112신고가 접수된 오후 6시 34분부터 1시간 동안 이태원역 4번 출구에서 추모행동을 벌였다. 100여명의 청년이 지하철역 입구부터 200미터가량 줄지어 섰다. 소리 없는 외침은 한 곳을 향하고 있었다. 피켓에는 ‘이태원 참사 국가 책임 인정하고 사죄하라’, ‘막을 수 있었다, 국가는 없었다’, ‘이태원 참사는 행정공백 때문이다. 인정하고 사죄하라’ 등 문구가 적혀 있었다.그는 “처음에는 좀 혼란스러웠는데, 이제는 생각이 정리되면서 조금씩 명확해지고 있다고 느낀다”며 “외국인 친구들이 ‘몇 번 놀러 온 나도 아는데, 책임자들이 몰랐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분노에 차서 얘기한다”고 전했다.
이번 추모행동은 참사 이후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벌인 첫 시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추모행동에 참여한 홍희진 청년진보당 대표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마음, 그리고 이번 참사가 국가 부재로 발생했다는 데 많은 청년이 공감해 100여명이나 모였다”며 “청년뿐 아니라 전국민이 슬픔과 분노를 느끼고 있어 향후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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