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돌하르방 있던 일본 박물관, 조선인 무연탑을 만나다 일본_근대의_뿌리를_찾아서 가라쓰 비요마을 나고야성터 이마리 문진수 기자
지금으로부터 약 430년 전, 일본 열도를 평정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전국의 번주에 명을 내려 20만 명의 병사를 사가번 가라쓰에 집결시킨다. 조선 침략을 위한 전초기지를 짓기 위해서다. 가라쓰의 한자는 당진이다. 중국 당나라와 교역하던 항구라는 뜻으로, 충청남도 '당진'과 글자가 같다. 그의 명에 따라, 해안가 인근 17만 평방미터의 땅에 성을 짓는 대공사가 시작된다.
성터 인근에 나고야성 박물관이 있다. 박물관 입구에 제주에서 볼 수 있는 돌하르방이 서 있다. 안내원을 따라 2층 상설 전시장으로 들어섰다. 전시주제가 '일본 열도와 한반도의 교류사'다. 고대부터 근대까지 일본과 한반도가 교류했던 흔적들을 모아 시대별로 구분해 둔 곳이다. 히데요시의 초상화와 친필 편지, 당시 성 주변에 살던 주민들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자료와 그림들이 진열되어 있다.놀랍게도 히데요시 초상화 옆에 이순신 장군 영정을 걸어두었다. 홀 중앙에는 거북선 모형과 전쟁 때 사용한 대포가 자리를 잡고 있다. 여기가 일본 박물관이 맞는가, 라는 착각이 들 정도다. 한국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차원의 접근인가. 오랜 기간 뇌리에 각인된 확증편향이 고개를 내민다. '침략이라는 표현도, 전시물의 내용도 일본 현지 박물관으로서는 상당히 파격적인 접근인 것 같은데 특별한 배경이 있는가' 라고 물었다.
사가번은 막부 정권에 이 사실이 알려질 것을 두려워해 강력한 쇄국정책을 실시한다. 다른 번과 교류하거나 지역을 이탈하면 사형죄로 다스리고 외부인의 이주도 금지할 만큼 빗장을 굳게 잠그고 살았다. 에도 말기, 규슈지역에 막부타도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자 뒤늦게 조슈번, 사쓰마번과 힘을 합치게 된다. 근대식 무기를 앞세워 막부 정권을 무너뜨리는 데 많은 전공을 올렸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 공동묘지가 있고 중앙에 삼각주 모양의 돌무덤이 서 있다. 연고 없이 생을 마감한 도공들이 묻힌 도공무연탑이다. 표지석에, 살던 고향을 떠나 타국에서 쓸쓸히 죽은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 탑을 세운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겹겹이 쌓아 올린 비석에 새겨진 글씨들은 풍화되어 희미했다. 탐방단 일행은 무연탑 앞에서 묵념하고 명복을 빌었다. 편히 쉬시라고.사가현에서는 가라츠와 아리타, 이마리를 도자기의 본향으로 꼽으며 이곳에서 매년 도자기 축제가 열린다. 아리타 마을에는 일본 도자기의 시조라 일컫는 이삼평의 신사가 있다. 충남 공주 출신으로 임진왜란 때 끌려왔고, 아리타 근처에서 도자기의 원료인 고령토를 찾아내 일본의 첫 백자를 구워낸 인물이다. 현재 이삼평의 14대손인 가나가에 쇼헤이씨가 대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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