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궈진 아스팔트, 숨을 한참 고르던 그. 걸음 수는 7532보였습니다.\r폭염 더위 폐지
체감 온도가 35도까지 치솟은 지난 3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효창동의 한 고물상에서 폐지 수거 노인 곽모씨가 빈 수레를 끌고 거리로 나섰다. 오전 6시에 나온 그는 벌써 네 번째 고물상을 오간 참이었다. 곽씨가 목에 두른 빨간색 수건은 땀에 절어 시큼한 냄새가 났다. 하의 곳곳엔 동전 구멍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 곽씨는 “통풍 잘되라고 일부러 낸 구멍”이라며 “폐지가 날카로워 반바지는 못 입기 때문에 만든 나만의 패션복”이라고 말했다.
1시간 반 뒤 다시 고물상에 도착한 곽씨의 수레에 쌓인 폐지와 고철은 그의 키보다 높았다. 걸음 수는 7532보였다. 265㎏ 어치를 고물상에 팔고 현금 1만원을 손에 쥔 곽씨는 “누가 월세, 생활비 대신 내주는 것도 아니니 먹고 살려면 나와야 한다”면서 “더워서 죽으면 죽는 것이고 다 하느님 뜻에 달렸다”고 말했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 야외에서 일하는 노인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만성질환자가 많아 면역력이 낮고 땀 배출 기능이 떨어지는 노인은 더위에 특히 취약하다. 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 이후 온열질환자는 누적 1385명이며 추정 사망자는 18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중 65세 이상 노인이 13명이다. 발생 장소는 실외 작업장이 1위였다. 2일 광주에서 폐지를 줍다 쓰러진 A씨의 사망 당시 체온은 41.5도였다.
하지만 거리로 나설 수밖에 없는 노인들은 “먹고 살아야 하는데 덥다고 쉴 순 없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65~79세 고령층의 고용률은 45.2%로 노인 절반 가까이가 계속 일하고 있다. 통계청이 26일 발간한 ‘통계플러스 여름호’에 따르면 2019년 66세 이상 고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43.2%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날 오전 10시쯤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선 60대 중반 미화원 김모씨가 도로와 인도를 오가며 쓰레기를 치우느라 분주했다. 오전 6시부터 근무를 시작했다는 김씨는 “폭염 때문에 근무 시간이 단축됐는데 정해진 구역은 같아서 마음이 급하다”고 했다. 김씨는 “동료들 대부분 다른 직장에서 은퇴한 60~70대 노인들이다. 경비원으로 일한 적도 있는데, 미화원이 벌이가 더 좋아 2년 전부터 근무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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