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건축 비용 대출, 헌금 강요, 부동산 알박기 논란까지... 일면 얇은 신앙이 뒤덮인 교회의 현실에 대한 고찰
나는 십대 중반부터 이십대 중반까지 '참 신앙인'이었다. 해외에 나가도 주일성수를 할 정도였으니까. 일요일에는 해가 뜨는 시간쯤에 교회에 가서 해질녘 집으로 돌아왔다. 교회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성장했다. 의심 없이 가르치는 대로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착하고 독실한 기독학생이었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헌금 관련 내용의 설교가 자주 포함되었다. 성서뿐만 아니라 교회 내에 성도들의 헌금 사례도 자주 등장했다. 가정 형편이 넉넉지 않은 평신도가 큰 금액의 헌금을 내는 사례도 소개되었고 학생이 용돈을 모아 큰 금액의 헌금을 내는 사례도 소개되었다. 얼마 전 서울시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근방을 다녀온 적이 있다. 사랑제일교회 일대는 재정비촉진지구로 장위10구역이다. 이른바 재개발 지역이다. 교회 주변은 4층 이하의 빌라가 대다수였다. 더 이상 사는 사람이 없는 빌라촌이었다. 그 한가운데에 교회가 있고 교회 입구에는 몇 명의 신도들이 있고 교회 내부에서는 찬양 소리가 들렸다.알박기는 부동산 투기수법을 이르는 말인데, 사업자가 재개발사업 과정에서 땅을 확보하려고 할 때 토지주가 매각하지 않고 버티는 것을 뜻한다. 재개발 이익을 노리고 미리 재개발지역의 땅을 사두는 부동산 전문 투자자들도 있다. 이걸 투자라고 해야 할까, 투기라고 해야 할까.
영국성공회는 총자산의 3%를 부동산 약자를 위해 사용하는 'Coming Home'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교회 토지를 내놓아 공동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미국 미니애폴리스 주에 위치한 칼바리 루터교회는 건물을 개조해 저렴한 가격의 주택을 공급하기도 했다. 다른 용도로 지어진 공간을 일정 시간만 교회로 사용하는 사례도 있다. 서울고등학교 강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높은뜻푸른교회'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상업공간인 카페와 같은 공간을 시간대별로 대여하는 교회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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