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24주년 기획 - 2024 대한민국] 권력과 언론의 전쟁, 이길 수 있다는 윤 대통령의 착각
만약 윤석열 정부가 실패한다면 수많은 원인 가운데 하나로 언론 정책의 실패를 꼽아야 한다. 하필이면 대통령 주변에 이동관 같은 사람들이 득시글하다는 게 윤석열 정부의 비극이다. 윤석열 정부는 최악의 언론 정책과 불통의 메시지 전략의 반면교사로 역사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첫째, KBS를 장악한다고 해서 여론이 달라질 거 없다. KBS 하나 발가벗고 뛴다고 해서 김건희 명품 가방 사건이 묻힐 리 없고 낮은 지지율을 커버칠 수도 없다. 김건희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건 대통령 권한이라 치더라도 결국 쫄려서 그렇다는 걸 모두가 안다. 일을 키워 놓고 뒤늦게 덮으려 하니 덮어질 리가 없다.
넷째, 바이든-날리면 논란 같은 건 애초에 이길 수 없을뿐더러 찍어 누르려 하면 할수록 오해와 불신이 커지기 마련이다.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을 아는 사람이 옆에 있다면 이런 논란은 질질 끌면 끌수록 불리하다고 조언했을 텐데 윤석열이 말을 안 듣거나 주변에 사람이 없거나 둘 중 하나다. MBC 기자를 전용기에 안 태우겠다고 한 건 옹졸할 뿐만 아니라 지지자들도 쪽팔려 할 일이었다. 여덟째, 진짜 문제는 언론의 비판을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대결하려는 태도다. 굳이 언론을 적으로 만들고 국민들과 싸워서 얻을 게 뭐가 있나. 정권을 잡으면 그 어느 언론보다 강력한 스피커를 갖게 된다. 해명할 건 해명하고 사과할 건 사과하고 설득하면서 가면 된다. 그런데 윤석열은 가장 안 좋은 방식으로 지지 기반을 허물고 스스로 고립됐다. ▲ 지난해 12월 1일 국회 탄핵표결을 앞두고 자진사퇴를 밝힌 뒤 윤석열 대통령의 사표 수리로 방송통신위원장에서 물러나게 된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모습. ⓒ 이정민
그렇다고 탁현민 같은 사람을 갖다 쓰라는 말이 아니고, 문재인 정부 시절 김의겸이나 고민정이 잘 했다는 말도 아니다. 언론과 싸우는 대통령은 반드시 실패한다는 역사적 교훈을 깨달아야 한다. 원래 권력의 크기에 비례해서 더 많은 비판을 받기 마련이지만 겸허하게 비판을 받아들이고 정면으로 극복할 때 권력의 정당성을 지킬 수 있다. 누구에게도 쉽지 않지만 잘못을 인정해야 힘이 생긴다. 너덜너덜 만신창이가 되더라도 진실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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