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고 아끼는 엄마가 중고거래에 빠진 이야기
옷을 한 보따리 내놓으시며 자랑을 하신다. 당연히 당근 제품들이다. 속으로는 정말 싫었는데 내색을 할 수 없었다. 나를 생각해서 눈 빠지라고 검색했을 엄마를 생각하면 입어보는 척이라도 해야 한다.
엄마는 가난하지 않다. 나보다 훨씬 훨씬 부자다. 그런데 나보다 돈을 안 쓰신다. 아니 못 쓴다. 나는 그것이 너무 안타깝고 속상하다. 속옷은 구멍이 난 것도 있고 화장품도 유통기한 지난 것들이 많다.한번은 괜찮은 소파가 무료 나눔으로 나왔는데 가지러 가자는 엄마와 그런 엄마에게 지친 아빠가 싸운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아빠가 농사 지으신 들깨, 고구마, 단호박 등도 당근에서 거래하시곤 굉장히 뿌듯해 하며 전화로 자랑하곤 하신다. 그런데 나한테만은 무료 나눔이다. 중고거래 앱에 물건을 올리기 위해 사진도 여러 각도와 방향에서 찍고 아무튼 정말 바쁘게 하루를 사신다.
할머니가 요양원에도 안 가고 엄마 집에서 돌봄을 해야 하는 상황이 와서 그런지 몰라도 항상 자식들에게"난 너희에게 절대 손 안 벌려. 돈 많이 모아 뒀다가 요양원에서 보낼 거야" 하신다. 그 말이 한편으로는 안심이 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했다. 솔직히 부모님이 못 살지 않고 아직 경제생활도 하시고 간간이 보태주기까지 하시니 정말 든든할 때가 많다. 딸내미가 돈 쓰는 거에 아직도 하나하나 간섭이긴 하지만 다 날 걱정해서 하는 쓴소리라 생각한다. 반박하지 말고 듣고 있기라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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