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에게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간호사님 감사합니다

어르신에게 했던 말 또 하고 또 하고... 간호사님 감사합니다 코로나 박유진 기자

진료를 보러 동네 내과에 갔다. 접수를 하고 빈자리에 앉아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생각보다 대기시간이 길어졌다. 안내데스크를 마주하고 있는 소파에 앉아 있던 터라 자연스럽게 시선이 병원을 오가는 사람들 쪽으로 흘렀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 시국인지라 접수대에는 간호사들과 환자들 사이에 투명 아크릴로 된 가림막이 단단히 세워져 있고, 병원 직원과 환자 모두 다 마스크를 끼고 있으니 이중에 삼중으로 말소리가 막혀 의사 전달이 잘 되지 않았다. "아버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어르신들은 자꾸 되묻고, 간호사는 계속 같은 말을 반복하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다. 3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간호사도 점점 체력에 부치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목소리에 더욱 힘을 주어 "그러니까 제가 아버님 성함 여쭤본 거예요~" 하고 거듭 대답했다.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어서였는지 병원에서 우여곡절 끝에 접수를 마치고 내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어르신들의뒷모습이 쓸쓸해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넉넉히 드리워진 따뜻한 볕이 그들의 등을 훈훈하게 덥히고 있는 듯했다. 얼어붙은 마음들에도 온기가 돌았다. 나는 조용히 마음속으로 간호사분께 무언의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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