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순간 내 글이 이상해 보이기 시작했다 글쓰기 소수자 존중 신필규 기자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원칙과 방식이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모든 사람들이 지키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문장은 간결하고 명확하게'가 아닐까?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독자에게 정확히 전달되지 않는다면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가령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하는 소소한 말다툼을 떠올려보라. 대부분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야?'와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했어야지'의 반복이다. 이런 다툼은 대부분 의사를 명확하게 표현하지 못해서 발생한다. 가령 '체벌은 아동학대이기에 금지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어떨까. 아마 누군가는 체벌 또한 교육의 방식이므로 무작정 금지할 수 없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하지만 폭력을 당하지 않는 건 기본적인 인권이고 아동 또한 여기서 예외는 아니라는 건 이미 익숙한 전제이다. '체벌 반대'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그 주장이 무슨 내용인지 이해는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아졌다. 그 친구들과 대학을 다닐 때는 정말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일이었다. 불가능한 미래는 아니지만 당장은 내 것이 아닌 일. 그래서 당시에는 결혼이나 육아에 대해 다소 냉정하게 말하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심지어 이성애자인 친구들도 부모님의 결혼 생활을 지켜보며 냉소적인 농담을 던지고는 했다. 하물며 동성애자로서 애초에 결혼 제도에서 배제된 나는 어땠을까. 그리고 어느 순간 내가 공평하게 글을 쓰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연하기 시작했다. 이성 간 결혼이 제도화 되어 있다는 말이, 결코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을 부인하는 뜻은 아니라고. 사람들이 그 속에서 느끼는 애틋함·행복함·간절함·친밀감은 모두 진실된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고. 비록 그 제도에 차별적인 부분이 있다고 해도 말이다. 그렇게 글은 더 길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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