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간 미워한 그 아이를 용서할 수 있었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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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간 미워한 그 아이를 용서할 수 있었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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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사로 일하고 있다. 며칠 전, 국어 시간. 반 아이들과 1단원에 나오는 영화 을 무심결에 보다가 가슴 속 깊이 묻어둔 중학교 1학년 시절의 일이 심연 위로 불쑥 떠올랐다.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들이친구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다룬 영화. 처음엔 그들만의 이야기라 생각하고 가볍게 보다가 한 장면에...

나는 교사로 일하고 있다. 며칠 전, 국어 시간. 반 아이들과 1단원에 나오는 영화 을 무심결에 보다가 가슴 속 깊이 묻어둔 중학교 1학년 시절의 일이 심연 위로 불쑥 떠올랐다.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들이친구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다룬 영화. 처음엔 그들만의 이야기라 생각하고 가볍게 보다가 한 장면에서 시선이 오래 머물렀다.

중학교 첫 입학식날, 헐렁한 교복을 입고 삭막한 중학교 건물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쉬던 내게, 초등학교 6학년 내내 단짝이었던 그 아이가 내게 와서"우리 같은 반이야"라고 밝게 외치던 순간. 삭막해보이던 중학교 건물이 단숨에 핑크빛으로 물든 느낌이었다. 1년 내내 단짝으로 지내며 서로의 모든 것을 공유하던 우리였기에 같은 반이라는 소식은 별다른 의심없이 그 기간이 연장된다는 말과 같았다. 그 이후 나는 하루 중 가장 달콤하던 점심시간이 가장 공포스러운 시간으로 바뀌었다. 한 번은 책상 안에서 교과서를 꺼내다 바닥으로 종이가 하나 툭 떨어진 적이 있었다. 연습장 위에 빨간 글씨로 적힌, 아직까지 내 마음 속 깊이 날카로이 각인된 빨한 문장."너는 일주일 안에 죽~~".

그 이후 우리는 비밀일기장을 만들어 서로가 좋아하는 사람, 부모님에게는 말하지 못한 비밀들을 공유하며 세상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삼남매 중 첫째의 고충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하고 따듯한 위로도 잘 해주던 그 아이. 맑은 수채화같던 초등학교 시절 그 아이와의 추억은 내가 전교 1등을 한 이후, 검은 잉크가 떨어져 순식간에 잿빛으로 변해버렸다. 다들 아이였구나. 악독해 보이는 저 아이도 속은 한참 여린 아이구나. 그리고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늘 1등의 자리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구나. 영화 내내 유지하던 보라에 대한 적대감이 연민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집중해서 본 1시간 30분이라는 러닝타임동안 나는 남모르게 혼자서 분노가 일고, 그리고 또 한 순간에 그 분노가 연민으로 바뀌며 마음 속에 난 빨간 생채기가 옅어지는 과정을 경험해갔다. 단순히 영화 한 편을 본 것이 아니라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가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치유하고, 또 지독히 미워했던 그 누군가를 용서하고 돌아온 값진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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