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호의 독서만세 221]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욘 포세가 그린 삶과 죽음,
세계엔 많은 문학상이 있지만 개중 가장 유명한 건 역시 노벨문학상이다. 물리학, 화학, 생리학, 평화, 경제학 등 인류발전에 기여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의 한 가지로 문학부문이 있는 탓일 테다. 특히 첫 수상이 시작된 1901년부터 문학상이 한 갈래를 차지했다는 점은 주최 측인 스웨덴 아카데미가 문학과 인류의 진보 사이에 특별한 관련성이 있음을 인정한 때문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은 아마도 욘 포세의 수상 이후 가장 많이 읽힌 책일 테다. 이유는 간단하다. 희곡보다는 소설이 읽기 쉽다는 점, 번역된 그의 소설 중에서 비교적 대중적이며 그의 특징을 잘 살려내고 있다는 점, 무엇보다 분량이 150p가 채 되지 않아 금세 읽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을 테다. 누워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는 그는 마침내 담배 생각이 간절하여 자리에서 일어난다. 바로 전 장에서 갓 태어났던 요한네스는 어느덧 나이든 노인이다. 젊음은 이미 먼 옛날 이야기가 된 지 오래다. 결혼하여 근처에 사는 딸 싱네가 이따금 찾아오는 것이 그나마의 낙이라 할까.
어느 순간 제가 말을 거는 이가 몇 년 전 죽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하지만 너는 죽지 않았느냐는 사실을 말하는 것이 괜히 민망하여 굳이 말하지 않는 노인의 모습이 외로 자연스레 그려진다. 어느 순간 제가 만나는 이들이 만져지지 않고 그들 사이로 제 육체 또한 통과하는 모습을 받아들여가는 모습이 잔잔하고 평온하다.요한네스의 마지막 하루 가운데 특별한 사건이랄 건 벌어지지 않는다. 죽음 뒤 저 너머의 세계에 이르기 전의 하루, 통상 이런 류의 이야기를 다룬 다른 소설에서 마주할 법한 회한 가득하고 눈물 흐르는 이야기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죽음과 삶의 미묘한 경계에서 거닐고 있는 요한네스의 모습을 통하여 과연 죽음은, 삶은, 그 가운데서 일어나는 수많은 감정이며 관계들은 대체 무엇인지를 물어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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