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저마다 고유한 죽음을 주소서.'(라이너 마리아 릴케, ) 시인 릴케는 이렇게 기도했다. 생명체라면 응당 자기만의 죽음을 맞이하기 마련인데도 릴케는 굳이 '고유한 죽음'을 신에게 간구했다. 그 참뜻은 이어진 문장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랑과 의미와 고난이 깃들인 삶에서 나오는 죽음...
시인 릴케는 이렇게 기도했다. 생명체라면 응당 자기만의 죽음을 맞이하기 마련인데도 릴케는 굳이 '고유한 죽음'을 신에게 간구했다. 그 참뜻은 이어진 문장에서 찾을 수 있다. '사랑과 의미와 고난이 깃들인 삶에서 나오는 죽음을 주소서.' 여기서 죽음은 생명체의 소멸이 아니다. 사랑과 의미와 고난이 깃든, 삶의 연장선이자 최종적 형태로서의 죽음이다.
"난 저기 한서초등학교를 다녔어요. 전쟁 끝나고 어려운 시절에 그때부터 별의별 걸 다 해봤어. 구두닦이하고 신문도 팔아보고. 졸업하고 나서는 아현역 옆에 '한국 후로링 타일 공업사'라고 마루판 만드는 공장을 다녔어요. 내가 죽기 전까지 안 잊어버리는 게 군번, 내 이름, 그리고 첫 회사 이름이잖아. 하여간 어릴 때부터 밑바닥에서 별 걸 다했지." "내가 85년도에 종이 만드는 제조회사에서 운송 기사를 했어요. 근데 회사에서 갑자기 개인 자가용을 가지고 영업하겠다는 겁니다. 그때 일하던 사람들을 쫓아내고 용역으로 비용을 적게 돌리려고 한 거죠. 그래서 내가 싸웠어요. 운행을 못하게 막고 주도적으로 그렇게 했어. 내가 근방 인쇄소들은 쫙 꿰고 있었으니까. 그러니까 본부장이 와서는 피해 안 가게 하겠다고 해놓고는 나한테만 배차를 안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만뒀죠."" 잘못됐다는 건 국토부도 시도 구청도 다 알아요. 여기가 왜 재건축지역이에요. 재개발 지역이지. 쉽게 말해 천 평 땅이 있다고 쳐요. 거기에 아파트를 새로 짓겠다는 건데, 여기 사람들은 땅이 한 평도 없는 사람들이에요. 소유권이 없는 사람들이야. 그럼 조합에서 할 게 아니라 정부나 공공기관에 맡겨야 할 거 아니에요. 거기서 돈 있는 사람, 가진 땅이 넓은 사람은 분양권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아닌 사람은 임대주택에 입주하게 해야죠.
아현2구역 재건축조합은 관리처분 인가가 내려진 2016년 6월 이후 철거 작업을 시작했다. 사업시행 인가 조건에는 강제집행 사전 통보 원칙이 있었다. 또한 서울시가 2018년 5월 발표한 '정비사업 강제철거 예방 종합대책'에 따라 강제집행은 시·구청 공무원과 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인권지킴이단 참관하에 이루어져야 했다. 그러나 재건축조합은 이러한 조건들을 여러 차례 어겼다는 게 이씨의 주장이다. 폭력을 멈춘 것은 죽음이었다. 2018년 12월 4일, 아현2구역의 세입자였던 박준경 씨가 한강 망원유수지에서 주검으로 발견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는 광고전단 뒷면에 이렇게 적었다."세 번의 강제집행으로 모두 뺏기고 쫓겨나 이 가방 하나가 전부입니다. 사흘간 추운 겨울을 길에서 보냈고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려워 자살을 선택합니다." 2009년 1월 20일 일어난 용산참사 10주기를 한 달 정도 앞둔 시기였다. 준경씨의 이름을 대자, 종열씨는 바로 그의 기일을 읊었다.
"모든 동물이, 살아있는 동물이 보금자리를 약탈당하면 가만히 있나요? 더군다나 태어나서 평생 산 집인데. 3대가 같이 산 집인데. 이런 집이 흔해요? 우리나라가 참 웃긴 나라예요. 부동산이 노름판이 되었잖아. 내가 무식해도 이건 알아요. 집을 빨리 팔려고만 하고 이것저것 따지기만 하니까 이제는 터전을 마련하겠다는 개념이 없어요. '여기가 내 보름자리다. 우리가 여기서 안전하게 살겠다.'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돈 놓고 돈 먹기지. 이게 노름판이지 뭐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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