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끊은 이후 벌어진 '난리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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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끊은 이후 벌어진 '난리법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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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잃고 알게 된 세상] 사람, 추억 그리고 술

이런 날이 있다. 이렇다 할 까닭도 없이 머리는 멍하고, 몸은 여기저기 찌뿌둥해서 뭘 해도 맘에 들지 않는 날, 이날이 딱 그랬다. 책도 들어보고, 시도 외워보고, 자주 듣던 팟캐스트나 유튜브도 열었지만,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좋아하는 클래식은 지루했고, 가슴을 두드리던 록은 시끄러웠다. 잠시 망설이다가 엔터키를 눌렀다. 지하철역을 떠올리게 하는 소음이 들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사람들의 거친 목소리. 시각 위주의 영상이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내 귀로 듣는 장면은 불만은 크고도 당당했고, 장애인의 항변은 작고도 주눅 든 것만 같았다. 우리나라가 썩었다며 혀를 차는 목소리도 유난히 크게 들렸다.

나는 무척 개구쟁이였다. 하루 종일 뛰놀다가 저녁나절 아이들이 하나 둘 불려 갈 때도 거의 마지막까지 저항하는 악동 중 하나였다. 지금도 앉아서 하는 놀이는 할 줄 아는 게 거의 없다. 아버님의 집요한 노력에도 난 바둑을 배우지 못했고, 심심풀이 고스톱이든 친목 다지기 카드 놀이든 할 줄 아는 게 없다.그런데 시력이 제 혼자 가지 않고 이런 내 놀이를 함께 데려갔다. 참 야멸차고도 얄미웠다. 거의 남겨두질 않았다. 아마도 그래서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술을 마셨나 보다. 아무 술이나 마셨다. 느끼고 싶어서가 아니라 취하고 싶어서, 아니 취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잊고 싶어서. 하지만 다행히도 술과의 밀애는 그리 길지 않았다.

단순히 약을 먹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솔직히 나는 내가 불치병 환자란 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못 보는 현실은 인정했지만, 희망까지 버리고 싶진 않았다. 그런데 다른 질병이 하나 더해진다면, 왠지 그 희망이 꺾일 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담배는 이미 끊은 지 오래고, 그까짓 술도 이참에 끊어버리기로 했다. 그런데 맘은 무거웠고, 의욕은 나질 않았다. 처음에는 이게 모두 하나 더해진 고지혈이란 병 때문인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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