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8일째인 지난달 26일 열린 워크숍에 김앤장 소속 김형태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연단에 섰다. ‘글로벌 거시경제 변화와 한국 경제의 대응 방안’을 주제로 한 강연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기존 일정을 바꿔가며 참석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지명자부터 김앤장과 인연이 있다. 2002년 7월 ‘한중 마늘파동’ 여파로 청와대 경제수석에서 물러난 그는 그해 11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김앤장에 몸 담으며 1억512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 때문에 당시 논란이 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 인수 과정에 관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한 지명자는 4일 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에 출근하며 ‘시민단체 측에서 론스타 관련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사적으로는 전혀 관여된 바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지명자는 총리 역임 이후인 2017년부터 최근까지 4년여 동안 김앤장에 다시 고문으로 재직하며 18억원이 넘는 보수와 차량을 제공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 지명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인사청문회에서 전체적인 소득이 얼마나 있었고 예금을 얼마나 할 수 있었는지 등을 다 설명하고 응답할 것”이라며 “차량도 물론 반납했다”고 밝혔다. 총리 지명자의 발탁 배경을 놓고 최경원 김앤장 변호사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검사 출신인 최 변호사는 김대중 정부 때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윤 당선인의 한미정책협의대표단장을 맡은 박진 국민의힘 의원도 김앤장 고문 출신이다.인수위에도 김앤장 출신이 포진돼 있다. 공정경제 정책을 담당하는 경제1분과 전문위원인 박익수 변호사가 대표적인 예다. 공정위는 최근까지도 김앤장과 다수의 공정거래 사건을 두고 법정 다툼을 벌였다. 그런데 박 변호사가 인수위 전문위원에 임명되면서 공정위가 이해충돌 당사자였던 그에게 업무보고를 하는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판사 출신인 박 변호사는 퇴직 후 김앤장에서 일하다 공정위로 이직해 심결지원2팀장과 협력심판담당관을 지낸 뒤 다시 김앤장에 돌아간 케이스다. 전문위원보다 급이 낮은 인수위 실무위원 중에도 김앤장 출신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의 입으로 활동 중인 인수위 수석부대변인도 김앤장 근무 이력이 있는 최지현 변호사다. 그는 지난 대선 경선 때 윤 당선인 내외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최 변호사는 윤 당선인의 아내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4일 대선 사전투표를 할 때 유일하게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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