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사노동조합, 유족이 전달한 업무용 메신저 내용 공개
고인이 사망 직전 작성한 알림장에는"용무가 있을 경우 학교 전화나 하이톡으로 연락 달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노조는 이를 미뤄볼 때 개인 전화번호로 연락이 오는 상황에 힘들어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유추했다. ⓒ서울교사노조서울교사노동조합은 지난 3월 6일부터 7월 14일까지 고인과 학부모가 나눈 업무용 메신저 내용을 유족으로부터 제보받아 16일 공개했다.한 학부모는"저도 신고까지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만 개선 의지가 크게 보이지 않아서 고민 중에 있다"며"서로 어울려 노는 것도 아닌데 지속적으로 와서 그렇게 만지고 듣기 싫은 말을 하는 건 엄밀히 학교폭력에 해당되는 사안이긴 한 것 같다. 상대방 학생 어머니께서 이 일에 대해 알고 훈육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라고 했다.극단적 선택 직전 반에서 벌어진 이른바 '연필 사건'과 관련한 학부모와 고인의 대화는 하이톡과 고인 휴대전화 등으로 이뤄졌다.
노조는 연필 사건이 일어난 다음 날인 7월 13일 피해, 가해 학생의 학부모가 고인과 수업 중에도 수차례 하이톡과 학교 전화를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가해 학생 학부모는 고인을 통해"조금은 마음이 편치 않다"고 말했고, 피해 학생 학부모가 이에 불쾌감을 표시하는 일도 있었다. 그날 오후 고인은 고인의 어머니에게 '너무 힘들다'고 카톡을 보냈다. 노조는"고인이 연필 사건을 중재하느라 큰 어려움을 겪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인은 학년 초부터"용무가 있을 경우 학교 전화나 하이톡을 이용해 달라"고 했을 만큼 개인 휴대 전화 번호 노출을 꺼렸다. 학부모에게 보내는 편지에서도 '아이가 학교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학교생활에 문제가 있다고 느껴지면 학교 전화 또는 하이톡을 이용해 연락을 주되, 하이톡은 아이들 수업 중에는 답변이 어렵다'고 했지만, 연필 사건과 관련해서는 수업 시간 중에도 수차례 학부모들과 연락을 주고받아야 했다.
노조는"문제 행동을 벌이는 학생에 대한 생활지도의 어려움, 이를 포함한 여러 교실에서의 학생 간의 갈등 상황, 이로 인해 발생하는 해당 학부모 간의 민원으로 인해 고인의 심적 고충이 컸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며"수업과 생활지도에 최선을 다했던 고인에게 더해진 수많은 요구들은 고인을 지치게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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