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의 역습…가계대출 299만명, 원리금 갚느라 최소생계도 '허덕'
"고금리에 따른 소비위축 등 경기 타격, 하반기 뚜렷해질 가능성"더구나 이 가운데 175만명은 아예 소득보다 원리금 상환액이 더 많아 소비 여력이 완전히 '제로'인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시대' 3년을 거치면서 부동산·주식 등 자산 투자와 생활고 등으로 가계대출이 크게 불어난 데다 2021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금리 상승도 이어져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결과다.빚의 역습…가계대출 299만명, 원리금 갚느라 최소생계도 '허덕'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가계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현재 국내 가계대출 차주 수는 모두 1천977만명,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은 1천845조3천억원에 이른다.지난해 4분기와 비교하면 차주 수와 대출 잔액이 각 4만명, 15조5천억원 줄었지만, 감소율은 0.2%, 0.8%로 미미했다.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는 1분기 말 226만명으로 작년 4분기와 같았고, 이들의 전체 대출 잔액과 1인당 평균 잔액은 각 31조2천억원, 1억2천898만원으로 추산됐다. 3개월 사이 2천억원, 152만원 줄었다.다중채무자 수와 대출 잔액의 각 29.1%, 53.5%가 'DSR 70% 이상'에 해당했다.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 또는 저신용 상태인 '취약차주'의 경우 1분기 말 현재 DSR이 평균 67.0%였다.취약차주 37.3%의 DSR이 70% 이상이었고, 이들의 대출은 전체 취약차주 대출액의 68.0%를 차지했다.이처럼 자신의 소득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을 보유한 차주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연체율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은행권 연체율은 2019년 11월 이후 3년 6개월 만에, 비은행권 연체율은 2020년 11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보고서에서"작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연체율이 금융권 전반에서 오르고 있다"며"2020년 이후 취급된 대출의 연체율 상승 압력은 비은행금융기관에서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은은"가계대출 연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금융기관의 자본 확충과 정부·감독 당국의 신규 연체채권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며"중장기적으로는 고정금리 대출 비중 확대를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소비 회복이 더딘 것은 고금리, 고물가 부담 때문인데, 특히 고금리의 부담은 올해 상반기에 충분히 나타나지도 않았다"며"고금리가 소비·투자·주택가격에 본격적으로 영향 미치는 데 반년∼1년의 시차가 있기 때문으로, 하반기부터 고금리 여파가 뚜렷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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