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즉결 사살 위협. 당시 아찔했던 상황은 이렇습니다.\r북한 한노총 TheJoongAngPlus
17년 전이다. 2006년 9월 17일 금강산 통행검사소. 당시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이던 양정주씨의 머리에 북한군이 권총을 겨눴다. 말로만 듣던 즉결사살 위협이다. 양 이사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북한군은 ‘한국노총’이라는 단체 명칭을 문제 삼았다. ‘한국’이란 단어를 용납할 수 없는 반역 행위로 봤다. 당시 한국노총 관계자는 “생트집도 그런 생트집이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당시 남북노동부문 협력을 위한 실무접촉을 위해 대표단을 꾸려 금강산을 찾았었다.입국증에 “‘한국’ ‘대한’ 못 써”…H노총, H관광공사 그해 2월 14일에도 한국노총과 북한군 간에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당시 한국노총 위원장이던 이용득 전 의원이 입국사증 격인 관광증을 고쳤다. ‘H노총’이라고 명시된 것을 ‘한국노총’으로 바꿔 표기했다. 금강산 통검소의 북한군은 이 위원장을 ‘반동’으로 대했다.
당시 금강산을 찾는 한국 국민은 소속 기관의 고유 명칭이라고 할지라도 ‘한국’이나 ‘대한’을 못 썼다. 1998년 금강산 관광사업을 추진하면서 현대아산과 북한이 금강산 안에서 ‘한국’ ‘대한’ ‘대한민국’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남·북한’ ‘남·북조선’ 등의 이름을 쓰지 않기로 합의했다. 2000년 6·15 공동선언 후속 실무회담에서도 이런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 때문에 한국일보 기자는 ‘한국’ 대신 ‘H일보’, 한국관광공사는 ‘H관광공사’라고 적힌 관광증을 받았다.한국노총은 용납하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정면으로 치받았다. 그것도 북한 땅에서다. 총을 소지한 북한군이 둘러싸고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1시간40여 분 동안 계속됐다. 여차하면 체포해 감금할 기세였다. 북한 노동단체인 조선직업총동맹이 그제야 나타나 ‘중재’하는 모양새를 띄며 수그러들었다. ‘한국노총’의 명칭을 고수한 것은 물론이다.
양 본부장 건도 이 위원장의 뚝심이 발단이 됐다. 떠나기 전 이 위원장은 “반드시 한국노총으로 명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양 본부장은 관광증에 적힌 H노총을 한국노총으로 고쳤다. 북측은 입국을 거부했다. 대표단은 곧바로 현지에서 농성을 벌이며 맞섰다. 또다시 직총이 나서 중재하며 금강산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 귀국길 사살 위협에 농성 대치…北, 결국 굴복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었다. 북한군은 작심한 듯 귀국길에 오른 대표단을 막아섰다. 그러곤 통검소 부소장이 양 본부장의 머리에 권총을 겨눴다. 직총이 나섰지만 소용없었다. 북한군은 “직총은 직총이고, 인민군은 인민군”이라며 위협 강도를 높였다. 한국노총 대표단도 체포를 각오하고 맞섰다. 1시간여가 흐른 뒤 통검소장이 윗선으로부터 모종의 지시를 받은 듯 양측을 말리며 일단락돼 귀국길에 오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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