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11시부터 해 뜰 때까지 기다려…윤 대통령, 환자들 만나면 멱살 잡힐 판”
발행 2024-08-30 10:27:05최근 부친상을 당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환자 가족으로서 ‘응급실 뺑뺑이’를 몸소 겪었던 경험을 고백하며, 의료대란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안일한 인식을 질타했다.김 의원은 “아버지가 응급실이 없는 지방 병원에서 근무 중이었는데, 갑자기 쓰러지셨다. 동네에서 제일 큰 병원의 응급실로 간 게 밤 11시였다. 응급실에는 의사가 한 분 계셨는데, 환자는 많고 응급수술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집으로 가셔서 고통을 줄이는 시술을 하시라, 2~3일 내에 돌아가실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자식으로서 그럴 수는 없어서, 그나마 수도권에는 대형 병원이 있으니 사설 응급차를 불러 서울로 왔다. 가는 동안 응급구조사분이 병원에 전화했지만, 자리가 없으니 다 오지 말라고 하더라. 그분들도 ‘이런 일이 너무 많다, 방법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돌아갈 수는 없어서 무작정 제일 큰 병원으로 갔다. 병원에서 환자가 위독하다고 써준 서류를 보고도, 물리적으로 들어올 공간이 없다고 해서 일단 기다렸다”며 “아버지가 산소호흡기를 하고 있어야 하니, 구급차에서 내릴 수도 없고 해가 뜰 때까지 계속 기다려야 했다. 밤 11시부터 시작된 일인데, 결국 아침 8시에 들어갈 수 있었다. 그나마 다른 병원들이 열기 시작하니까 응급실 수요가 줄고 빈자리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병원 앞에서 기다리는 동안, 여러 대의 구급차들이 응급실에 왔다가 자리가 없어서 돌아가야 했던 상황을 목격했다고도 말했다. 다른 병원을 찾을 수 없었던 김 의원의 부친은 응급실을 찾아 헤맨지 12시간 만인 오전 11시에야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 수술을 받은 뒤 병상에 누워 있었던 김 의원의 부친은 40여일 뒤 소천했다.
김 의원은 “의사들을 보고 뭐라고 할 수도 없는 게, 딱 봐도 이분들이 며칠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사람들이었다. 아버지도 힘드시겠지만, 의사들이 쓰러지겠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조금이라도 더 빨리 응급수술을 받으셨으면 더 사셨을지는 모르겠지만, 의사들이 번아웃된 상태에서도 일하는 걸 보니 그분들을 원망할 수는 없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일하는 의료 현장의 의사, 간호사를 보니 정말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어하신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이게 저만이 아니라, 요즘 지방 의료체계는 거의 응급실 체계가 붕괴됐다고 한다. 가뜩이나 몇 분 계시지 않는데, 그중 일부가 근무를 하지 않으니 무조건 수도권으로 가지만, 응급실에서 받아주지 않으니 그 앞에서 기다리면서 사정하고, 빈자리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고, 저처럼 해 뜰 때가 되면 그나마 여력이 생겨 읍소하는 것”이라며 “아마 치료했으면 살 수 있었지만,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는 윤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비상 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다”고 답한 것을 두고 “대통령이 치료받는 병원만 가는 것 같다”며 “본인이나 가족이 이런 상황을 겪었으면 정말 그런 얘기를 못 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김 의원은 “원래 정치라는 게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 아닌가. 야당과의 갈등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의료계와의 갈등 조정을 하는 것도 자기 정책을 포기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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