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반란에 '찬성 149-반대 136'…野 대혼돈 속으로초유의 총리해임안도 통과, 대통령실은 수용불가 방침
168석을 지닌 거야의 대오가 무너졌다. 2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국회 본회의에서 예상을 깨고 가결됐다. 민주당 비주류이자 비명계의 반란이었다. 이날 표결에는 295명이 투표해 찬성 149표로 의결정족수 148명을 넘어섰다. 반대는 136표였고 기권 6표, 무효 4표였다. 지난 2월 말 이 대표에 대한 1차 체포동의안은 부결됐다. 당시에는 찬성표가 1표 더 많았지만 과반에 미달돼 부결됐다.
이번 체포동의안 가결로 이 대표는 법원에 출석해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아야 한다. 이 대표가 병원 입원 중에 부결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냈고, 강성 지지층이 부결을 종용하는 문자를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내 압박까지 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가결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전날 내놓은 메시지가 '역풍'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대표의 단식으로 잠시 흔들렸던 비명계 의원들을 오히려 자극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이 대표는 '방탄 단식'이란 비판을 들으면서까지 단식을 이어갔고, 스스로 밝힌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 지도부는 당 내부에서 불신임을 받은 셈이 됐고, 리더십에도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에 따라 총선을 불과 200여 일 앞두고 야당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었다.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친명·비명 간 갈등이 점화되고 지도부 사퇴나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올 수 있다. 민주당은 이날 체포동의안 표결에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강행 처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발의한 해임안으로 찬성 175표, 반대 116표였다. 민주당 의원 거의 전원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오는 25일로 예정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국회 인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칼자루를 쥔 민주당 내부에선 부적격 판단을 한 상태다. 하지만 체포동의안 가결로 일격을 당하면서 민주당이 어떤 선택을 할지 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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