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도 답할 수 없는 물음이 울음으로 변하고 있었다. 내가 쏘아 올린 무수한 기도 중 가장 절실한 것은 오로지 하나뿐이었다. 로건이 이 사실을 평생 모르기를, 단지 유전자 수 때문에 부모에게 버림받은 사실만은 모르기를. ⬇️머리를 채우는 수많은 질문들
21번 유전자가 하나 더 있었을 뿐인데… 예멘의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신생아를 진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나, 둘, 셋! 힘을 주세요!” 검은 머리의 산부인과 의사가 연거푸 외쳤다. 드디어 퉁퉁 부은 아기의 머리가 나왔다. 의사가 머리를 쑥 돌리자 아이가 두 눈을 번뜩 뜬다. 의사는 하늘색 전구 모양의 석션 기구로 아기 입안의 양수를 뽑아냈다. 아기의 어깨가 서서히 드러나고 몸도 쑤욱 빠져나왔다. “앙~” 하고 우렁찬 울음을 내지르는 아기를 엄마 가슴 위에 올려놓자 곁을 지키던 아빠도 감동에 벅차 눈물이 차오른다. 그는 온몸에서 차오르는 감동이 입 밖으로 용솟음칠세라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산부인과 의사는 태반이 나오자 산모의 회음부를 꿰맸고, 한동안 모국어로 몇 마디 나누더니 병실을 나선다. 한참 동안 아기를 바라보던 간호사 둘은 서로 의미심장한 눈빛을 교환했다. 동양 아기임을 고려해도 얼굴과 손이 뚜렷했기 때문이다.
텅 빈 이름난에 ‘로건’이라고 크게 썼다. 드디어 아기에게도 이름이 생겼다. 다운증후군 28%가 버림받아 출산 뒤 의도치 않게 아기와 떨어져야 하는 엄마를 무수히 봤다. 대부분의 엄마가 슬픔에 가득 찬 눈물을 흘린다. 몇 달 동안 사랑으로 품어 자신의 한 부분이 된 아기. 그 아기를 만나자마자 바로 헤어져야 한다니. 아마 팔 하나가 잘린 고통 정도이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지 않은 엄마도 이 세상에는 존재했다. 단지 21번 유전자 하나가 더 있어서, 심장에 구멍이 있어서, 여느 아이와는 다르게 생겨서, 조금 더 많은 관심과 치료가 필요해서 머나먼 땅 미국에 아기를 두고 홀연히 떠난 엄마도 있었다. 1993년 프랑스에서 발표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파리 시내에서 태어난 다운증후군 아기 28%가 버림받았다고 한다. 서구의 현시대에는 자주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 다른 연구 결과를 찾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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