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계 출산율 0.78사태를 맞아 전국 자치단체가 내놓은 인구 대책을 비교해 봤습니다.\r출산율 인구 인구대책
젊은 남녀 만남을 주선하고 데이트 비용까지 준다. 출산장려금을 수천만으로 크게 올리는가 하면 난임 부부 시술비까지 지급한다. 합계 출산율 0.78사태를 맞아 전국 자치단체가 내놓은 인구 대책이다.9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부산 사하구는 ‘선남선녀 만남데이’ 이벤트를 마련하고, 이 자리에서 짝을 맺은 남녀에게 비용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하구 류인식 여성정책계장은"젊은 남녀가 결혼하지 않는 게 출산율이 떨어지는 요인 중 하나"라며 “현금 지원 관련 법적 문제가 없는지 따져보고 내년부터 데이트 비용을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계청 ‘2022년 출생ㆍ사망 통계’ 자료를 보면 전국 합계 출산율 ‘0.78 쇼크’ 속에 부산은 0.72를 기록했다. 17개 시ㆍ도 가운데 서울 다음으로 낮다. 부산은 낮은 출산율과 청년 인구 유출로 전국 광역시 가운데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인공지능까지 활용해 남녀 만남 주선에 나선 지자체도 있다. 경남 하동군은 지난해 7월부터 AI를 활용한 ‘AI 맞썸다방’을 운영한다. 회원가입 후 160개 문항에 답하면 AI가 성향을 분석하고, 회원 가운데 알맞은 상대를 찾아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이 플랫폼에 현재까지 313명이 가입했다. 대구 달서구는 ‘2030 솔로탈출 결혼원정대’, 전북 김제시는 ‘지평선 오작교 프로젝트 프랜썸-DAY’ 등 만남 주선 행사를 열고 있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수도권과 비교해 만남 기회가 적은 지자체가 시도해 볼 수 있는 방안”이라며 “출산율이 낮은 수도권에 인구가 밀집해 극심하게 경쟁하는 문제도 인구 정책 차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출산 장려금 지원 규모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부산 북구는 셋째 아이부터 출산장려금을 올해 1000만원으로 20배 높였다. 현재까지 6가구가 혜택을 봤다. 충남 아산시도 올해부터 셋째 아이 출산 시 장려금을 1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10배 높였다. 충북도는 오는 5월부터 출산육아수당 1000만원을 준다. 올해 1월부터 태어나는 모든 아이가 대상이다. 전남 강진군은 아이 1명만 낳아도 만 7세까지 매달 60만원씩 총 5040만원을 준다.
출산율 꼴찌인 서울시는 모든 난임 부부에게 시술비로 회당 최대 11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기존 난임 부부 시술별 횟수 제한도 없앴다. 신선배아·동결배아·인공수정 등 시술 종류와 상관없이 최대 22회까지 시술비를 지원한다. 미혼 여성을 포함해 난자 냉동 시술을 원하는 30~40세 여성에게 시술비용을 지원하는 시범사업도 전국 최초로 시작한다. 시는 첫 시술 비용의 50% 범위에서 최대 200만원까지 시술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15~49살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출산과 육아에 필요한 조건을 물었더니 자녀 양육비용 부담을 해소해달라는 답변 비율이 14.8%로 나타났다. 안전한 자녀 양육 환경 조성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답변 비율이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 업체 에스티아이에 의뢰해 전국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출산율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 양육비용 부담, 일자리 불안정 등 경제적 요인이 꼽혔다.
다만 지원금을 대폭 늘리는 지자체가 속출하면서 ‘먹튀’ 우려도 나온다. 전남 해남군은 2012년부터 아이 1명만 낳아도 300만원을 지급했다. 최근 감사원이 조사했더니 3년간 출산장려금을 받은 아이 26%가 해남을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장 부연구위원은 “출산지원금은 해당 지역 정책 수요와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진하고, 중앙정부와 연계해 체계적으로 사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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