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9페이지 만에 저자가 좋아졌다 슬픔의방문 김지은 기자
슬픔이 만연하고 기쁨이 귀한 시대. 기척도 없이 훅훅 쳐들어오는 슬픔을 작가는 '방문'이라고 표현했다. 침입도 폭격도 아닌 방문이라니. 의인화된 슬픔이 내 마음에 잠깐 들어왔다 스윽 나가는 모습이 떠오른다. 슬픔은 언젠가 떠나가는 감정이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희망적이다. 마침 근처에 대형 서점이 있어서 급한 일을 마치고 서점에 들렀다.책을 살 때는 어찌나 깐깐해지는지. 친구에게 커피 몇 잔은 쉽게 사면서 책을 살 때는 과연 이 책을 사도 될지 표지, 판권, 목차 등을 세심히 훑는다. 이 책도 표지를 보고 몇 쇄가 인쇄됐는지 판권을 보고, 목차를 살피고 들어가는 말을 읽었다. 이런. 첫 바닥부터 줄치고 싶은 부분이 나온다. 급기야 9페이지에서 난 저자가 좋아졌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닌 사람, 나는 내가 정말 아무 것도 아닐까 봐 무릎이 떨리는 사람이다. 나는 당신에게 잘 보이고 싶은 사람. 그러나 내가 가장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은 결국 나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다." 저자는 그 질문에 아주 오래 빠지지는 않고 결국 그 곳에서 뚜벅뚜벅 걸어나왔다. 성폭행 피해자가 아닌 생존자라는 이름으로, 살아 있는 자신을 칭찬하며. 그리고 또 다른 슬픔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민다. 누구도 그 자리에 철퍼덕 주저 앉지 않도록.은 다른 에세이에 비해 인용글이 많다. 저자를 통해 또 다른 작가와 만나는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내 마음에 남은 모든 문장을 소개하고 싶지만, 마지막으로 인용글 중 하나만 더 소개할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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