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수영장』 등 베스트셀러를 낸 작가 안녕달, 그가 그림책 작가가 된 계기는 소박했습니다.\r작가 안녕달 수박수영장 그림책
빨갛게 익어 쩍 갈라진 수박에서 아이들이 풍덩풍덩 물장구를 치고 놀고, 손주가 선물로 준 소라 속으로 들어간 할머니는 잊을 수 없는 여름 휴가를 보낸다. 엉뚱하면서도 천진한 이 상상은 작가 안녕달의 책에서 사랑스러운 현실이 된다. 창의적인 소재와 세밀한 그림체, 온기 어린 글로 『수박 수영장』 『할머니의 여름 휴가』등 베스트셀러를 냈던 작가 안녕달이 열 번째 창작 그림책 『겨울 이불』로 돌아왔다. 지난 9일 책을 출간하고 해외에 머물고 있는 그와 e메일로 만났다.
그가 상상력으로 빚은 『겨울 이불』 속 세상은 어떤 곳일까. 안녕달은 “따뜻함”이라는 한 단어로 묘사했다. 함박눈 위에 콩콩 발자국을 내며 도착한 할머니·할아버지 집엔 뜨끈한 아랫목이 있다. 이불을 들치면 비밀스러운 공간이 펼쳐지는데, 곰·다람쥐·개구리 같은 동물 친구들로 가득한 찜질방이다. 이불 속에 묻은 공깃밥, 절절 끓는 노란 장판처럼 겨울을 그립게 하는 소재가 배경이 된다. 작가는 어린 시절 시골집을 떠올리며 그림을 그렸다.“도시에서 평범한 유년시절을 보냈어요. 시골 할머니 집에 가면 마당엔 커다란 개나 소, 닭도 있었죠. 종종 할아버지가 아궁이에서 고구마나 콩을 구워주셨던 기억이 나요. 그때 할머니·할아버지가 미리 데워둔 온돌방을 생각하며 그렸어요.”독자가 비교적 한정적인 그림책 분야에서 그의 책이 보유한 기록은 이례적이다. 『수박 수영장』은 26만 5000부, 『할머니의 여름휴가』와 『당근 유치원』은 각각 11만부가량 판매됐다.
특히 『당근 유치원』 속 화가 많은 빨간 토끼는 자신이 돌본 말썽꾸러기 아이를 모델로 만들었다. 원하는 대로 안 되면 화를 내다가도 자신에게 관심이 쏠리면 즐거워 재잘댔다고 한다. 그는 “‘그때 곰 선생님처럼 아이를 대해줄걸’ 하는 후회로 책을 썼다”고 말했다.버려진 존재들이 모인 행성을 배경으로 하는 『안녕』에선 일회용 자판기 컵에 경험을 이입했다. 호주의 큰 호텔에서 객실 청소 일을 했던 그는, 어느 날 매니저로부터 ‘너희를 대체할 사람은 많다’는 말을 들었다. 한 번 쓰고 버려지는 일회용 컵이 그때의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당시 큰 충격을 받았다”며 “컵끼리라도 서로 연대하면서 힘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그렸다”고 말했다.안녕달은 자신을 노출하는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다. 필명은 좋아하는 단어를 조합해 지었다고 한다. 그는 “작가의 존재감이 두드러지면 독자들의 몰입을 방해할 것 같아 익명으로 활동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작품 곳곳에 휠체어를 탄 아이, 부모의 이혼을 겪은 아이, 아이를 잃은 엄마 등 연약하거나 소외된 존재를 등장시킨다. “힘 있고 강한 것보다 힘없고 약한 것에 더 눈길이 간다”는 작가는, 아이들도 이런 존재를 보며 자라야 한다고 말했다. 사람은 행복한 시간만 보낼 수 없다는 것을 배우고, 연약한 것에 애정을 가질 수 있다는 취지다.관련기사 김선미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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