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들이는 값진 경험, 여기서 한 수 배웠습니다 점심식사 혼자_밥하기 국립공원공단_북한산사무소 문세경 기자
오전 7시까지 출근해 오전 11시 50분까지 30명분의 점심을 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30여 명의 직원은 점심을 굶는다. 부랴부랴 씻고, 정신을 차린다. 우유 한 잔, 빵 한 조각을 입에 구겨 넣는다. 출근하면 물 한 모금 마실 여유도 없을 테니까.2022년 9월 말, 3개월짜리 일자리가 필요했다. 이곳저곳을 뒤지니 국립공원공단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모집한다는 공고가 있다. 전형은 간단했고, 합격. 10월 4일부터 12월 31일까지 근무하는 근로계약서를 썼다. 출근지는 경기도 고양시 사기막골 북한산 야영장. 이곳의 개장을 준비하는 일을 한다.
두 명이 일할 때는 보조역할만 하면 되지만 혼자 일할 때도 있다고 한다. 주 5일 근무하고 이틀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두 명 중 한 명이 쉬는 날은 혼자 일해야 한다. 출근한 지 일주일째 되는 날, 함께 일하는 분이 말했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집에서 세 식구 먹는 밥도 겨우 하는데 30명이 넘는 사람들의 밥을 혼자 할 수 있을까? 시간 맞춰 할 수 있을까? 맛없으면 어떡하지? 도시락도 싸야 하는데 도시락 반찬은 뭐로 하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다. 오전 7시에 출근해서 11시 50분까지 밥 짓고, 반찬 세 가지를 만들어야 한다. 30~40인분의 재료를 다듬고, 씻고, 썰고, 양념해서 익힌다. 결코 넉넉한 시간이 아니다. 아참, 산에 올라가는 직원들의 도시락도 싸야 한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굳게 마음먹으면 못 할 일이 무엇인가. 청력이 안 좋아진 후부터 악으로 깡으로 40년을 살았다.출근하자마자 30인분의 쌀을 씻었다. 두어 시간 불린 후 대형 전기밥솥에 안친다.
국립공원공단 북한산사무소는 낡은 건물을 헐고 2022년에 새로 지었다. 10월에 완공되었다. 공간이 많이 넓어졌다. 모든 동선이 길다. 김치냉장고는 주방이 아니라 식탁이 있는 곳에 있다. 김치를 꺼내려면 열 발짝은 움직여야 한다. 싱크대 개수대는 너무 낮다. 설거지를 하려면 허리를 90도로 굽혀야 한다.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모든 냄비와 그릇은 스테인리스으로 만들어졌고 대형이라 무겁다. 두 손으로 들어도 손가락 관절에 통증이 온다. 내 몸 중 제일 약한 곳이 손가락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손가락 근육도 좀 키워놓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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