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옛터에서 희망을 양식 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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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군 옛터에서 희망을 양식 삼고 이상룡 석주이상룡평전 이상룡평전 김삼웅 기자

이상룡은 만주에서 조국독립을 위해 부민단과 신흥무관학교에서 활동하면서 동포사회의 여러 가지 사정을 알고 있었다. 외교력을 통해 중국과의 큰 문제는 풀렸으나 곳곳에서 한인들은 어려운 처지에서 고투하고 있었다. 마적떼에 희생되거나 납치당한, 그리고 재물을 빼앗긴 일도 벌어졌다.

아아. 제군들이여! 이국의 산천이니 낙토가 아닐 것이요. 만리의 노정이니 근린이 아닐 것입니다. 친척을 이별하고 분묘를 버린 채, 남자는 등에 지고 여자는 머리에 이고 이 땅으로 건너왔습니다. 다소의 금전은 노상에서 모두 허비하였고, 언어가 통하지 않는 이역인의 토지와 방을 조차하여 죽을 때까지 부지런히 움직여도 입에 풀칠하기에 부족하니, 그 구차함과 쓰라림은 피차간에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군이 그 땅을 버리고 온 것은 지려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용단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몸을 편안히 하고 목숨을 보존하는 것은 절로 도리가 있으나, 결코 이 지역으로 건너온 것을 가지고 선뜻 마침내 행복을 얻었다고 말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서양 철학자가 일찍이 상제의 말씀을 말하기를,"너희 중생들이 원하는 것은 내가 마땅히 하나하나 들어줄 것이다. 다만 너희들은 반드시 대가를 내어야 할 것이다." 하였습니다. 제군들은 우리들이 오늘날 어떠한 방법을 써야 장래에 행복이라는 보상을 얻을 수 있을지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이 문제는 제군들이 평소에 강구하던 바이거니와, 대개 우리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두 개의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우리들의 고국에 있을 때는 전장·제택이 자체적으로 산림과 과수원을 겸비하였는데도, 산업이라는 한 가지만은 오히려 허술하게 할 수 없었습니다. 하물며 지금 이역에서 떠돌면서 송곳 꽂을 땅조차도 자신의 소유로 된 것이 없어서 한 톨의 곡식, 한 가닥의 포도 반드시 금전을 지불한 뒤에야 얻을 수 있는 경우이겠습니까? 산업이 어찌 오늘날 우리들이 먼저 마음을 쏟아야 할 것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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