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러지지 않는 것들엔 우수수 떨어질 이야기도 없다. 나무가 종이가 되고, 책이 되고, 쓰레기로 폐기되는 ‘여정’엔 인간의 시간이 접고, 찢고, 얼룩을 남긴 이야기의 지문이 묻어 있다. 그 이야기들은 생성부터 삭제까지 먼지 한 톨 내려앉지 않는 디지털의 서
서로 다른 시대에, 서로 다른 나라에서, 서로 다른 작가가 쓴, 서로 다른 내용의 책들이 길고 오랜 이야기들을 몸에 묻히며 서로 다른 경로로 한국에 도착했다. ‘한 장소’에서 서로를 의식하지 못한 채 오랜 시간 동거하던 책들이 낡고 해진 모습으로 지난여름 처음 대면했다. 김진수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다빈치는 메모를 남길 때 일정한 체계로 분류하지 않았다. 육필 원고들 중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순서로 배열해, 어느 스케치를 물리느냐에 따라 후대의 출판물들도 제각각의 형태가 됐다. 1651년부터 출간된 여러 ‘노트들’ 가운데 영국의 다빈치 연구자 에드워드 매커디의 판본도 있었다. 그가 편집한 ‘The Notebooks of LEONARDO DA VINCI’의 초판이 1938년 미국 뉴욕에서 두권으로 묶였다. 수백년에 걸친 ‘다빈치 페이퍼’의 전파·파생 과정을 서문에 상세히 적었다. 그는 두 차례 의회 의원으로 활동했다. 두번째 임기는 영국이 중국과 제1차 아편전쟁을 치르고 있을 때 시작됐다.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 중 하나로 꼽히는 그 싸움의 결과로 홍콩은 영국령이 됐다. 영국이 애로호 사건을 빌미로 제2차 아편전쟁을 일으켰을 때 보링은 홍콩의 제4대 총독이 돼 있었다. 1차 전쟁의 성과물에 만족하지 못했던 영국 정부의 지지 아래 보링은 선박을 나포한 청나라에 배상을 요구하며 광둥 포격을 승인했다.홍콩에 거주하던 유럽인 수백명이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그들은 모두 같은 빵집에서 구운 빵을 먹은 사람들이었다. 빵에서 비소가 검출됐고 중국인 주인이 독살 테러 혐의로 체포됐다. 원인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으나 영국에선 선거가 한창이었다. 현직 총리는 2차 아편전쟁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데 사건을 활용했고 결국 승리했다.홍콩 총독으로 부임하던 그해 보링은 영국에서 책 한권을 냈다.
테넌트는 진화론을 신학적 맥락에서 통합한 최초의 학자 중 한명이었다. 그는 다윈을 긍정하면서도 진화가 우연의 산물이 아니라 자연법칙을 통한 신의 계획이라고 봤다. 테넌트는 트리니티 칼리지 강의를 정리한 ‘Philosophy of The Sciences’를 1932년 대학 출판부에서 펴냈다. 그는 “신학이 지식과 독립적일 수 없다”며 “과학은 합리적 신학에 근거를 제공한다”고 썼다.이 책의 초판본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한 청년이 구해 읽었다. 그는 매우 능동적인 독자였다. 진화론과의 거리가 테넌트보다 가까워 보이는 그는 대목마다 밑줄을 치며 동의 또는 반박했다.“인간은 자연의 일부이며 우주 진화의 산물”이란 문장에 그는 한 단어로 반응했다. “ 반쪽 진실”이라는 다음 문장엔 물음표를 붙여 의문을 표했다. 테넌트가 “현재 우리 지식 상태에선 과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불연속성”이 있다며 단절을 연결할 고리로 “영혼”을 언급했을 때도 그는 한 단어만 적었다. “동화 같은 소리.
1954년 중국 무술 오씨태극권과 백학권의 고수들이 마카오에 설치한 링에서 대결했다. 홍콩과 중국 밖까지 큰 관심을 끌었다. ‘시장’을 확인한 ‘대공보’는 새로 창간한 석간신문에서 부편집장으로 일하던 김용에게 소설 집필을 맡겼다. 김용은 1955년 첫 소설 ‘서검은구록’을 연재하며 무협소설 대가의 길로 들어섰다. 1972년 완성한 마지막 작품 ‘녹정기’까지 15편의 소설은 그를 중화권 최고 인기 작가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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