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사람이 예뻐 하라고 피는 게 아닙니다 도롱뇽 자연 용인시민신문 신승희
'숲세권'이란 말을 써가며 집 앞에 광교산 자랑을 한 지 두 주가 지나고 나서야 다시 광교산에 올랐다. 그동안 뭐가 바쁜지 바로 앞에 두고도 못 간 사이, 그렇게 도도하고 우아하게 피었던 철쭉은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져 버렸고, 초록의 짙어짐이 시간의 흐름을 말하고 있었다.대신 아까시나무 꽃이 진한 향을 내뿜으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었다. 마침 전날까지 비가 왔기에 공기는 맑았고, 갓 피어난 아까시나무 꽃의 꿀은 너무나 달콤했다. 그 향기에 취해 숲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어느덧 가장 좋아하는 길에 접어들었다. 숨어있는 작은 보물인 옹달샘의 도롱뇽 올챙이들을 만날 생각에 설레 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모퉁이를 돌자 옹달샘이 보였다. 그런데 '저 사람이 뭐 하는 거지?' 어떤 중년의 아주머니가 기다란 나무 막대기를 가지고 옹달샘에서 뭔가를 하고 있었다. 궁금함과 불길함을 다잡으며 아주머니에게 달려갔다.세상에, 기다란 막대기로 옹달샘 바닥을 사정없이 긁어내고 있었다. 이미 옹달샘 물은 뿌옇게 흐려져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너무나 놀랐지만 애써 차분하게 물었다.아주머니는 격양된 나의 외침에 멈칫하며 막대질을 멈추었고, 의아하게 나를 쳐다봤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그래 그럴 수도 있지.아주머니가 헤집어 놓는 바람에 물은 넘쳐흘렀다. 그 물을 따라 도롱뇽알들이 여기저기 떠내려가 있었다. 나는 하나하나 조심스럽게 잡아 다시 옹달샘으로 넣어주었다.
여기저기 찢어진 알 덩어리들. 그 속에서도 몇몇 올챙이들이 살아남아 까닥까닥 움직이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그래도 물이 잠잠해지니 어디 숨었다가 나오는지 이미 알에서 깨어 제법 자란 올챙이들이 열댓 마리가 나왔다. '나 잘 있어요.' 라고 하듯이 말이다. 정말 다행이었다. 꽃은 우리가 예뻐하라고 피지 않는다. 우리 보고 먹으라고 열매를 맺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사람도 동물이라고 말하면 크게 놀라며 부인한다. 사람이 어떻게 동물이냐며. '개나 고양이들이 동물이고, 사람은 동물이 아니라 그냥 사람이다' 라고 우긴다.
사람을 중심에 두고, 가장 우위에 두고 생각하는 게다. 아이들은 그럴 수 있다 쳐도 더 이상 아이가 아닌 사람이 그러면 무식하고 어리석은 거다. 우리가 맘대로 이용하라고 자연이 옆에 있는 게 아니다. 인간 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자연의 관점에서 세상의 돌아감을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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