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대신 호 김노겸(金勞謙)으로 김지하 김지하평전 시인김지하평전 김삼웅 기자
환갑에 즈음하여, 20대 초반부터 쓰고 본명 보다 필명으로 더 많이 알려진 '김지하' 대신 새 아호 노겸을 사용키로 했다. 역사상 저명 인물들은 본명보다 호가 더 많이 알려진다. 퇴계ㆍ율곡ㆍ다산ㆍ매천ㆍ단재ㆍ도산ㆍ심산ㆍ약산 등이다.
20대 초반 학생시절에 여름 한낮 술에 잔뜩 취해 비틀거리며 길바닥의 입간판 위쪽에 쓰인 작고 검은 글씨의 '지하'라는 한글 글자를 보고 문득 붙이기 시작한 필명 '김지하'는 분명 '지하'의 뜻입니다. 지금의 한자 '지하'는 국내외 신문기자들이 기사를 쓰다가 적당히 붙여 준 것입니다. '지초의 강물'이란 뜻을 가진 향기로운 문사의 이름이고 30년이 넘게 널리 쓰여 익숙한 이름인데 그냥 쓰지 뭘 그러느냐는 사람들이 많은 줄 압니다. 또 반대로 어떤 사람은, 왈"그게 이름이야? 감옥에 서너 번은 더 갔다오게 생겼구먼!" 이럽니다. 하긴 이 '지하'라는 이름을 쓴 뒤로 저의 삶은 내내 감옥, 정보부 지하실, 경찰서 유치장과 취조실, 싸구려 지하 술집, 컴컴한 뒷골목, 허름한 삼류여관, 남의 집 비좁은 문칸방이나 뿌우연 형광등 속의 병원 침대를 면치 못하였으니 과연 이름이란 무서운 것입니다. 심지어 어느 외신 기자는 만나자마자 대뜸 가로대"헬로! 미스터 언더그라운드 킴!" 이랬지요. 허허허.'지초의 강물'이란 향기로운 이름으로 살아온 30여 년의 현실적인 삶은 그 정반대의 '언더그라운드'의 고난이었다는 술회이다.
'지하'가 이제까지의 저의 고통과 어둠과 오류와 부덕의 상징이라면, '영일'은 제가 돌아갈 생명의 자리, 제 삶의 작고 자연스럽고 소박한 목표가 되며, '노겸'은 그것을 위한 저의 피나는 노력과 애쓰는 마음 속의 텅 빈 겸허를 말함이요. '김노겸'은 이제 참으로 제가 살아갈 새 삶의 이미지 자체인 것입니다. 공자의 정명사상은 익히 알려진 대로이다. 인간의 운명이나 행위는 이름보다 의지와 환경에 의해 결정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가 '김노겸'으로 불러주길 당부했으나 사람들은 생전ㆍ사후에 여전히 '김지하'라 부르고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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