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더+노동+건강 ON] 요양보호사 시장화 중단하고 공공성 확보해야
며칠 전 센터로 걸려 온 전화상담에서 내담자가 한 말이다. 요양보호사로 1년 넘게 일해왔는데, 최근 방문 요양 가구가 새로이 배정돼 돌봄 이용자 집에 방문했다. 돌봄 이용자 가족은 요양보호사에게 자기 차가 없어 어르신 이동이 불편하다며 재가노인복지시설 기관장에게 민원을 제기했고, 이에 따라 기관장이 내담자를 하루아침에 해고한 것이었다.
기관장 결정으로 인한 매칭 중단, 돌봄 이용자의 입소·입원 등 월 근무시간이 줄어 월급이 적게 지급되는 이유는 많았고, 이는 요양보호사 스스로 감수해야 할 몫이었다. 인지능력이 부족하거나 거동이 어려운 돌봄 이용자의 이동을 돕고, 신체를 직접 들어 올려 씻기는 목욕 등으로 인해 얻은 골병도 마찬가지였다. 돌봄 이용자를 정성으로 돌보면서도 정작 요양보호사 자신을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제껏 가사 노동을 비롯한 돌봄노동은 '최저임금', '1년 단위 쪼개기 계약', '부당한 사적 지시와 돌봄노동의 외줄타기'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었다. 법정 최저임금에 휴일근로 수당과 유급휴일 수당을 챙겨줬던 요양시설이 그나마 나은 곳이었다. 눈에 잘 보이지 않아서,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다른 일보다 중요하지 않아서, '반찬값'만 벌면 된다고 생각해서... 돌봄 노동은 사회적 편견 아래 지속해서 저평가돼왔다. 이와 맞물려 돌봄 노동자의 노동권과 노동조건 결정권은 등한시됐으며, 열악한 노동환경이 더욱 공고해졌다. 이는 올해 3.8여성파업조직위원회가 발표한 '4.30여성노동 실태조사 보고서'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요양보호사 김춘심씨는 돌봄 이용자 가족으로부터"제사 음식, 자녀들 음식, 김장 등 다양한 요구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돌봄 이용자 가족은 그동안 요양보호사에게 돌봄노동 외에 가사 노동까지 요구하며 '파출부'로 여겨왔다. 부당하게 가사 노동을 떠넘겨도 요양보호사는 묵묵히 일해야 했다. 이제는 돌봄노동에 대하여 정부가 전일제, 월급제로 노동조건을 설정하고, 요양보호사의 실질임금 인상과 정당한 처우 보장이 이뤄져야 한다. 돌봄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고 돌봄 노동을 제공하는 요양보호사도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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