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난히 비싼 과일, 마냥 좋아하기도 어려워
여름과 가을엔 우리 집에 택배가 자주 온다. 엄마가 보내주는 먹거리 덕분이다. 상추, 감자, 오이, 깻잎, 과일까지... 밭에서 갓 건져온 듯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들이 박스에 꽉꽉 담겨 있다. 작은 바늘 하나도 들어갈 틈이 없는, 아주 과학적이고 조직적인 모습으로. 나는 엄마의 긍지를 높여주기 위해 한층 더 업 된 목소리로 답한다. 비싼 가격에 들었다 놨다엄마는 기분이 좋아진 목소리로 다음에 또 보내주겠다는 약조를 남긴다. 말 몇 마디에 효도한 것 같은 얄팍한 기분이 든다. 실은 '이렇게까지 많이 먹을 사람이 없는데...' 하는 마음도 있지만, 엄마 기분 좋은 걸로 퉁친다.
예전엔 썩거나 시들어서 버리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젠 그때와 상황이 다르다. 없어서 못 먹는다는 말이 더 맞는 말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올해는 과일의 인기가 전성기를 맞은 아이돌 급이었다. 딸아이의 과일 팬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과일을 좋아하는 딸 때문에 늘 장 볼 때 과일은 꼭 몇 가지씩 담았는데 이번 해엔 들었다 놨다만 수없이 하다가 가격표를 보고 그냥 놓고 온 적이 많았다. 비싸고, 더, 더, 더, 비싸고의 차이다. 몇 해 전 복숭아 가격이 형편 없었던 적이 있었다. 돈도 안 되는 농사, 당장이라도 그만두겠다며 엄마는 속상해했는데 내가 마트에서 보는 가격은 저렴하지 않아서 그 심정이 크게 와닿지 않았던 적도 있다. 내가 아까워서 발을 종종 거리면 어차피 수확하는데 들어가는 인건비도 나오지 않는다며 한숨만 쉬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상황을 오랫동안 지켜봐 온 나로서는 과일이 비싸다고 구시렁댈 수도, 또 싸다고 신나할 수도 없는 입장이다.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은혜를 원수로 갚은... 출소 후 피해자 부부 보복한 50대 실형"잘하겠다" 처벌불원서 받고선 풀려나자 "너희 때문에 원통"
Read more »
“너 때문에 감옥갔다”…은혜를 원수로 갚은 50대, 피해자에 한 짓가해자의 형사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처벌불원서’까지 써준 피해자들을 출소한 후 찾아가 보복한 50대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13부(이태웅 부장판사)는 영업방해·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모(50)씨에게 징역 2년을 최근 선고했다. 서씨는 지난 6월20일 술에 취해 서울 동대문구 한 식당을 찾
Read more »
하천을 덮은 수상한 정체... 이것 때문에 난리입니다겉보기엔 아름답지만... 고유종 훼손하는 외래 유입종 '가시박'의 습격
Read more »
예약 대기만 1년…셰프·미식가 앞다퉈 찾는 돼지고기 맛집 [쿠킹]EAT 수의학을 연상케 할 정도로 세분화된 부위를 다양하게 경험하며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것이 ‘혼고기’의 장점이지만, 무엇보다 이곳의 가장 큰 무기는 구교혁 대표의 굽는 기술에 있다. 품종이나 부위에 따라서 단백질, 지방, 수분의 밀도, 육즙의 성질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그는 모든 한 점 한 점에 혼을 담아 구워낸다. 부위마다 풍미와 육즙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부위를 잡기 전 손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전 부위의 흔적을 지우는 과정이다.
Read more »
[선데이 칼럼] ‘젠 AI’ 혁명 이끌 아웃라이어와 글로벌 혁신 자본그는 오픈 AI CEO로서 챗GPT가 세계적 관심을 끌도록 개발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를 파트너로 끌어들여 오픈 AI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과 자금 문제를 해결했다. 젠 AI 스타트업의 투자 규모가 큰 이유는 전 세계적으로 100명 정도인 젠 AI 핵심인재의 유치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LLM 모델을 학습하기 위한 컴퓨팅 비용이 벤처 펀딩의 50~80%에 이르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인 젠 AI 경쟁 때문에 돈이 있어도 NVIDIA GPU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에 NVIDIA는 젠 AI 스타트업이 끌어들이고 싶은 전략적 투자자다.
Read more »
리비아, 대홍수 도시 봉쇄 '시신 휩쓸려 내려와…전염병 위험'대홍수로 2만명 넘는 사망자가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리비아가 피해 도시를 봉쇄하고 있다. 다만 세계보건기구(WHO)와 ICRC는 전염병에 대한 우려 때문에 시신을 성급히 묻어선 안 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들 기구는 '고통스러운 상황을 줄이기 위해, 시신이 건강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시신을 신속하게 매장하려 할 수 있다'면서 '지방 당국과 지역사회는 시신을 빨리 묻어야 한다는 압박을 받을 수 있지만, 사망자를 잘못 관리하면 유가족에게 장기적인 정신적 고통을 주는 것은 물론 사회적·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