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놓고 뒤섞인 모스크와 성당, 그리고 중국계 사원 세계일주 페낭 말레이시아 김찬호 기자
라오스에서 국경을 넘었고, 농카이에서 열 시간을 넘는 버스 여행 끝에 다시 방콕에 닿았습니다. 방콕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시 열두시간 버스를 타면 드디어 태국 남부 푸켓에 도착합니다.
글자도 달라집니다. 태국어는 자체적인 문자 체계를 가지고 있지만, 말레이-인도네시아어는 라틴 문자로 표기합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영어를 제2언어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곳곳에 영어 표기도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시간대도 달라졌습니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사이에는 한 시간의 시차가 있죠. 사실 저는 너무도 당연히 시간이 한 시간 느려질 줄 알았습니다. 베트남에서부터 UTC+7 시간대를 사용했으니, 더 서쪽으로 달린 지금은 시간대가 느려져야 맞다고 생각한 것이죠. 연방제 국가라는 점에서부터 눈치채실 수 있겠지만, 말레이시아는 아주 독특한 체제를 가진 국가입니다. 영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의 지배를 받았지만, 화교의 영향력이 강하고, 인도계 이민자도 많지요. 그러면서도 말레이 인의 정체성이 살아있고,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는 국가입니다. 아주 많은 문화권이 융합된 현장이지요.
말레이시아의 정계는 최근까지 꽤 오랜 기간 '국민전선'이라는 정당 연합에 의해 장악되어 왔습니다. 이 정당 연합에는 말레이계를 대표하는 통일 말레이 국민 조직, 중국계를 대표하는 말레이시아 화교협회, 인도계를 대표하는 말레이시아 인도회의가 참여하고 있었죠. 정치 역시 세 집단의 연합으로 꾸려진 셈입니다. 따라서 이슬람권에서는 이런 규칙을 준수하면서도 금융업을 영위할 수 있는 여러 상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그 선봉에 서 있는 국가죠. 사실 말레이시아의 금융업은 대부분 화교 자본이 장악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러 은행이 '이슬람 창구'를 설치하고 이슬람 은행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중국계 은행에 설치된 이슬람 창구 역시, 말레이시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전형적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물론 이 다양한 문화권이 평화롭게만 공존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레이시아는 오랜 기간 중국계나 인도계에 대한 차별을 이어온 것이 사실입니다. 이슬람을 믿는 말레이계 인구를 '부미푸트라'라고 부르는데, 이 부미푸트라에 대한 우대 정책이 말레이시아 내부는 물론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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