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오늘도 가족을 위해 밥을 짓습니다
남편과 세 아이가 저녁을 먹고 오는지 아닌지 알리는 문자다. 오늘은 집에서 밥을 먹는 식구가 남편과 막내뿐이다. 그렇다면 남편과 막내가 좋아하는 위주로 밥상을 차려야 한다.
다음으로는 막내가 좋아하는 참치와 김치를 버무려 프라이팬에 올린다. 참치와 김치가 자글자글 볶아질 동안 콩나물을 씻어 삶아서는 국물은 북엇국용으로 남겨두고 콩나물만 건져 고춧가루와 소금, 들기름, 참치액젓 두어 방울을 넣고 무친다. 여기에 만들어 놓은 우엉볶음과 멸치볶음, 오이양배추 절임, 파김치를 내어 놓으면 저녁 밥상 완성이다. 신혼시절에는 밥상을 차리는 데 꼬박 3시간이 걸렸다. 그러다 보니 6시에 퇴근해 집에 도착하면 9시를 훌쩍 넘겨서야 저녁을 먹을 수 있었다. 대단한 요리를 한 것도 아니었다. 밥과 된장찌개에 콩나물무침과 시금치나물, 그리고 샐러드에 동그랑땡. 그게 상차림의 다였다. 그럼에도 시간이 그토록 오래 걸렸다. 요리를 전혀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시절, 주변 엄마들은 만나기만 하면 어김없이 뭐 해먹고 사냐는 인사를 주고받으며 집밥에 대한 고역을 토로하곤 했다. 외식도 할 수 없는 그때에 주부들은 너나없이 비명을 질렀다. 나 역시 마찬가지여서 한동안은 김훈의 산문 이 밥을 지을 때마다 떠올랐다.작가 김훈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가장으로서의 고역에 대해 토로한 글은 밥 짓는 일이 괴로운 주부 입장에서는 영락없이 '밥 짓기의 지겨움'으로만 읽혔다. 그런데 그때만큼은 아니더라도 요즘도 종종 뭐 해먹고 사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이번에는 전염병 때문이 아니라 외식비 부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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