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코리아 10주년 기념공연, 인문음악회 '비에도 지지않고' 열려
26일 저녁 7시 성남아트리움대극장에서는 아주 특별한 공연이 있었다. '가행, 비에도 지지 않고'라는 제목의 음악회였는데 단순한 음악회가 아니라 문학과 어우러진 '음악ㆍ문학'의 밤이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아니, 춤추는 조명 사이로 대구사람 이상화가 도쿄로 갔다가 대구로 돌아오는 환영마저 보인다. 첫 무대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관객과 가수가 혼연일체가 된 시간이었다. 그러한 숨죽임과 환영은 1시간 반, 공연이 이어지는 내내 반복되었다. 특히 나의 감정은 그랬다. 그래서일까? 이날 이상화 시인의 '독백'부터 마지막 프로그램인 정종배 시인의 '관음사 보화종류 앞에서'까지 구구절절 가슴에 와닿는 감정으로 음악회를 지켜보았다. 아니, 이런 감정은 나 말고도 한국인이면 모두 느끼는 감정이었으리라. 시종일관 무대는 어둠이 내려앉은 듯 고요했다.왜 아니겠는가? 당시 간토대지진 때 유학생 신분으로 이상화 시인이 직접 목격한 '길가에 내동댕이쳐지고, 매장되고, 강물에 내버려졌던 조선인들 학살의 참상'을 연상케 하는 절규는 이어진 박성진, 이상훈, 전효혁 성악가가 부른 '추도가'에서도 그대로 느껴졌다.
그러나 그런 무거움만 느껴지는 공연은 아니었다. 강원도 원주에서 올라온 어린이 합창단 '참빗친구들'이 부른 반달, 오빠생각 등이 울려 퍼질 때는 객석에서도 함께 장단을 맞추는 모습이 정겨웠다. 공연 후반에는 치바현 나기노하라 지역에 암매장되어 있던 조선인 학살현장을 노래한 나의 시 '그대들 누구인가'와 정종배 시인의 '쥬고엔 고쥬센' 시와 '광은사 보화종루 앞에서'가 주세페 김의 노래로 선보여졌다.15엔 50전 주고엔 고줏센 저 파도 넘어고개 넘어 들을 지나 내를 건너 미련두지 마시고마지막 순서의 정종배 시인의 시 '쥬고엔 고줏센' 노래를 들으며 나는 다시 슬퍼졌다.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참사 현장에서 '기억과 안전의 길'로...'진상규명까지 미완성'[앵커]'이태원 참사' 발생 1주기를 앞두고 참사 현장인 이태원 골목에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됐습니다.1년 전 그날, 모두 159명이 희생된 ...
Read more »
참사 현장에서 '기억과 안전의 길'로...'진상규명까지 미완성'[앵커]'이태원 참사' 발생 1주기를 앞두고 참사 현장인 이태원 골목에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한 추모 공간이 마련됐습니다.1년 전 그날, 모두 159명이 희생된 ...
Read more »
유럽 챔스서 PSG 데뷔골 … 이강인 '최고의 10월'AC밀란전 후반 44분 쐐기골'파리의 마법 같은 밤' 자축亞게임·A매치 이어 상승세
Read more »
![[단독]경찰, ‘교사 사건 소환조사 자제’ 불채택···법무부·대검과 엇박자](https://i.headtopics.com/images/2023/10/27/kyunghyang/9145800460219341283565-9145800460219341283565-E3C482F2388BED3DE6B1D2E1C18771A1.webp?w=640)
[단독]경찰, ‘교사 사건 소환조사 자제’ 불채택···법무부·대검과 엇박자경찰이 학생 지도 사건을 수사할 때 교사의 교권과 학생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해 소환 조사를...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