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글쓰기] 글을 쓰려고 운동을 하고 마음을 다스립니다
스물아홉, 서른은 내게 좀 이상한 나이였다. 다르게 살아보겠다며 하던 일, 살던 집 다 떠나 여행을 가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그 시절 만난 사람들의 정체가 이상했다. 한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내게 자신의 꿈을 털어놓았는데, 그의 꿈은 대단한 명예나 부를 얻는 게 아니었다. 그가 망설이며 고백하듯 말한 꿈은 이것이었다. 살면서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처럼 번쩍이는 순간들이 가끔 있는데 그때가 그랬다. 그때까지 나는 인간이 꿀 수 있는 꿈의 반경에 부처나 예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다. 부처나 예수가 되고 싶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된사람 혹은 성인군자가 된다는 말일까. 철학자나 사상가가 되고 싶다는 의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 꿈이야말로 인간이 품을 수 있는 가장 큰 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가져도 구멍 난 가슴을 메울 수는 없다는 걸, 누구 위에 서서 나의 행복을 찾는 건 부질없다는 걸, 어렴풋이 깨달은 시점이 스물아홉 서른이었다. 움켜쥐려고만 했던 삼십 년의 세월을 뒤로 하고, 양손에 힘을 빼는 삶으로 건너가던 찰나에 만난 사람들은 내게 스승과 같았다. 좋은 사람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말하고 행동할까. 좋은 글은 어떤 글일까. 글이라고는 쓰지도 못하는 환경 속에 있었지만, 언젠가 쓸 글을 떠올리며 마음의 내공을 다진다고 생각했다. 흔하디 흔한 '좋다'는 말의 의미를 세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처음에는 화를 내지 않고 늘 미소 지으며, 마냥 온화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의문이 생겼다. 불의를 보고도 화를 내지 않는다면 그게 과연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도 타인을 위해 희생만 하고 스스로를 돌보지 않는다면, 그런 사람이 정말 좋은 사람일까.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칭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잘 안다. 평생 노력만 하다 끝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꿈을 포기하지 않는 건, '좋은 글'을 쓰고 싶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은 어쩌면 좋은 사람이기를 포기하지 않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글이 나를 키운다. 오래 글을 쓰기 위해 운동을 하고, 매일 글을 쓰기 위해 마음을 다스린다. 더 배우고 싶어 책을 가까이 하고,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모두 글이 가져다준 변화다. 주변으로 돌리던 눈길을 내 안으로 돌려, 몸과 마음에 집중하며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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