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일기' 우크라 작가 '전투기 소리날때마다 러시안룰렛 같아'
"전쟁이 무너뜨리는 삶 되살리기 위해 생활 속에서 작은 거라도 창조했으면" 이은정 기자=온통 검은 바탕 안에 슬픈 표정의 눈이 담겨있다. 두 눈에선 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우크라이나 그림책 작가 올가 그레벤니크가 몸소 겪은 전쟁의 참상을 기록한 책 '전쟁일기'의 표지다.
작가는 하르키우에 남은 어머니와 남편 소식을 듣느냐는 물음에 크게 숨을 내쉬었다. 울컥한 듯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이었다. 어머니는 노부모 때문에, 남편은 계엄령으로 국경을 넘지 못해 함께 피란할 수 없었다. 작가는 방공호가 된 아파트 지하실에서 여덟 밤을 보냈다. 이때 노트와 연필을 챙겨갔다. 평소 종이에 감정을 쏟아내면 마음이 가벼워졌던 그는"연필로 그림을 그릴 때 잠시나마 현실 도피를 할 수 있고 두려운 감정을 떨쳐낼 수 있었다"고 했다."제 그림들이 전쟁일기가 될 줄은 몰랐어요. 며칠만 숨어지내면 공포스러운 상황이 끝날 거라 여겼으니까요."지하실에 머물던 작가는 밖이 조용하면 집으로 가 짐을 챙기고 음식을 준비했고, 폭격이 시작되면 다시 지하실로 뛰어 내려갔다. 엘리베이터는 전쟁 첫날부터 작동하지 않았다. 지하실엔 노인, 임신부, 아이들도 있었다. 무서워하던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분필로 벽에 그림을 그리고 게임을 하면서 그 생활에 적응해갔다. 피란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분위기는 더욱 우울해졌다. 작가는"제가 떠난 뒤 출산한 분들은 갓난아이와 함께 지하실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지하실에선 감정을 느꼈다기보다 기록을 위해 손이 자동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있었다"며"남편과 헤어지는 장면은 불가리아에 와서 그렸는데 그 상황을 떠올리며 너무 많이 울어 종이 전체가 너덜너덜해졌다"고 다시 눈시울이 붉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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