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참사, 10년의 사람들 17] 4.16희망목공협동조합 유해종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순환로 416길. 광덕산 아래 꽃빛공원 끝자락에 컨테이너 두 개가 나란히 붙어 있다. 4.16희망목공소 작업장과 전시장이다. 작업장에서 체험 수업이 한창이었다.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어머니들과 DIY 수업을 하는 시간으로 매년 4·16재단에서 신청을 받아 10주 동안 수업을 진행한다. 인터뷰를 한 지난해 11월 30일은 주걱을 만드는 날은 올해 마지막 수업이었다.
▲ 난로에 올려놓은 고구마는 해남에서 왔다. 동수 어머니가 해남에서 연극공연을 하고 받아온 고구마였다. 목공협동조합의 조합원인 동수 어머니는 4.16가족극단 노란리본의 배우이기도 하다. ⓒ 정윤영수업을 맡은 사람은 4.16희망목공협동조합의 조합원 유해종씨,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인 고 유미지의 아버지이다. 처음엔 목공이고 뭐고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었다. 딸을 아직 만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나무를 깎고 펜을 만들고, 의자를 만드는 동안에는 다른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게 좋았다. 목재는 안산시에 버려진 가로수를 쓴다. 수명을 다한 느티나무를 시에서 수거해 집하장에 갖다 두면, 목공소에서 나무를 가져와 목재로 만든다.
▲ 미지 아버지가 작업하는 공간. 책상 위에는 8각 소반의 다리가 될 목재가 나란히 세워져 있다. 나무에 코팅을 입혀 말리는 중이다. 이곳에서 세월호 리본을 만들고 고래키링을 만들어 시민들과 나누었다. ⓒ 정윤영무엇보다 목공소에 있으면 마음이 편했다. 유가족들과 있었기 때문이었다. 목공소가 아닌 곳에서는 듣고 싶지 않은 말들을 너무 많이 들어야 했다. 미지 아버지는 두 눈을 꽉 감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세월은 흘렀지만,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시간이란 지옥이라고밖에는 표현할 말이 없었다. 가정은 망가졌고 삶에 아무 재미가 없었다. 특별법 제정을 위해 매일 서울로 올라가 열심히 싸웠다. 그 자리에는 정치인들이 있었고 대선후보도 있었다. 유가족들과 같이 단식하고 세월호 진상규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미지 아버지는 '동고동락'한 사람들의 그 말과 행동을 믿었다. 매주 효원공원에 가서 미지에게 '무슨 수를 써도 진상을 밝히겠다' 약속하고 다짐했다. 그 약속에 기대 살아졌다.
▲ 또 한 번 정권이 바뀌고 세월호 관련 예산이 줄어든 지금, 목공소도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공간을 빼라고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갈 데가 없다.' ⓒ 정윤영십 년을 되돌아보면 '솔직히 화나는 것밖에' 없다. 배신감뿐이다. 이렇게 사는 건 '올바르게' 사는 게 아니었다. 끓어오르는 화를 억누르며 자신을 달래기도 하지만 언제고 폭발할 것 같아 조마조마하다. 터질 것 같은 마음을 어떻게든 달래야 했다. 미지가 매일 했다던 기도가 있다. 아빠가 술과 담배를 끊고 교회에 나오기를 바랐다던 기도였다. 아버지는 미지가 매일 아빠를 위해 기도했다는 걸 가끔 떠올린다. 술과 담배를 모두 끊었고 매주 교회에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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