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돈 달라고 질질 짜냐'는 댓글... 이건 '교육'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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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돈 달라고 질질 짜냐'는 댓글... 이건 '교육'의 문제다 노동인권교육 노동운동 노동자 2022_개정_교육과정 이기심 김동수 기자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서, 작년 11월 문재인 정부가"교육목표로 반영하는 방안"으로 검토했던 노동인권교육 관련 내용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다. 노동이란 단어는 거의 다 사라졌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나는 예전에 한 60대 청소노동자가 했던 말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 그녀의 세대가 반공주의자의 시선으로 노동을 대하도록 교육받았다면, 나를 비롯한 세대는 자본가나 기업가의 시선으로 노동을 바라보도록 학습받았다. 이는 정부 수립 이후 단 한 번도 노동자의 시선으로 노동문제를 바라보는 교육을 한 적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실 경영자가 경영을 이기적으로 한다는 건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의 발현이나 다름없다. 인건비 역시 비용으로 책정된다는 점에서 기업가가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노동착취적 경영방식을 모색하는 건 당연해 보인다.그렇다면 기업가의 이기심을 '바람직한 경영자의 표상'이라고 교육받으며 자란 노동자가 사용자의 노동착취적 경영방식에 맞서는 이들을 보면 당장 어떤 태도를 취하려 할까? 응당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러한 반응은 노동자들이 무언가를 요구하는 기사에서 보이는 여론의 태도로도 쉽게 증명된다. 지난 8일, 네이버에 실린 기사를 한 번 살펴보자.

아직도 우리 사회는 열악한 일터를 개선하려는 노동자들을 향해, 도리어 회사에 불만이 있으면 그만두라는 식의 선택만 강요한다."안타깝지만 직업선택은 개인 자유"이므로"돈 안 된다면 다른 직업 찾아야" 한다는 앞선 기사의 댓글처럼, 그럴 때마다 직업선택의 '자유'를 유난히 강조한다. 노동법을 지키지 않고 벌어지는 최악의 노동착취 사례들을 제외하고는 노동자의 이기보다 사용자의 이기를 더 먼저 비판하는 여론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상황 자체를 잘 떠올리지 못한다. 예나 지금이나 노동운동의 역사를 정규과목으로 편성하기는커녕 역사 과목에서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과거의 현실을 잘 모르니, 지금의 좋은 일터가 단지 경영자의 '선의'에 의해 거저 주어졌다고 생각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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