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가 더 애틋한 건 이별이 예정돼 있어서다.
무릎베개를 하고 간식을 먹여준다. 가지 말라고 바짓가랑이에 매달린다. 연인 사이는 아니다. 에버랜드 동물원 강철원 사육사와 꼬마 판다 푸바오의 꿀 떨어지는 모습을 담은 ‘전지적 할부지 시점’ 유튜브 채널은 요즘 대한민국 최고 인기 콘텐트 중 하나다. 푸바오와 강 사육사의 팔짱 데이트 영상은 2000만뷰에 육박한다. ‘뿌딩이 친구들 안녕~?’을 외치며 환하게 웃는 강 사육사를 두고 ‘살면서 본 중에 가장 행복한 근로자’라는 댓글도 있고, ‘이 채널을 어른들이 좋아합니다’‘늘그막에 판다에 눈이 멀어 50대 뿌딩이로 살아간다’는 댓글엔 수많은 ‘미투’ 대댓글이 달렸다.2016년 한국에 온 판다 커플 러바오와 아이바오는 2020년 그 어렵다는 짝짓기에 성공해 딸 푸바오를 낳았다. 판다는 전세계에 2000마리도 없는 멸종취약종이니, 푸바오가 보통 귀한 딸이 아니다. 러바오 커플을 중국에서 몸소 데려와 ‘아부지’를 자처하던 강 사육사에겐 가슴으로 낳은 손녀다.
23일 오전 판다월드 방사장에서 그 인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러바오와 푸바오가 각각 얼음바위와 엄마나무 위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는데, 강 사육사가 기자에게 “푸바오는 꼭 엄마 아이바오가 자는 나무 위에서 잔다”며 한두마디 하자 관람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그를 에워쌌다.“아직도 ‘애기애기’한 모습이 많아요. 전처럼 직접 끌어안을 수는 없지만, 펜스로 바짝 다가와서 만져달라고 비비고 응석을 부리거든요. 펜스 너머로 안마도 해주고 알콩달콩 지내고 있습니다.” 사람처럼 응석부릴 때 가장 예쁠 것 같아요.“그보다 감정선이 움직일 때가 있어요. 독립 전날 옆에 앉아서 ‘이제 할부지랑도 거리를 둬야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얘가 간식을 먹다가 갑자기 제 어깨에 손을 턱 올리는 거예요. 마치 ‘할부지 내 걱정하지마, 할부지나 잘해’ 그러는 것 같더군요. 물론 그 아이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제 느낌은 그랬어요. 정말 많이 컸고, 이제는 제 생각도 해주는구나 싶어서 대견했죠.
“정들었던 동물이라 보고 싶었죠. 18년 만이니 당연히 못 알아볼 줄 알았는데, 15미터 정도 저 멀리 앉아있길래 ‘리리’하고 부르니까 두리번거리며 다가오더군요. 많이 놀랐어요. 오래 기억하는 동물도 2~3년 정도거든요. 같이 있던 중국인들이 ‘저건 알아보는 행동’이라며 ‘판다아빠’라는 별명을 붙여줬죠.”강 사육사는 당시 중국에 2개월간 머무르며 판다 사육법을 전수받았다. 인공포육으로 자라 처음부터 그를 잘 따른 러바오와 달리 엄마 품에서 자라 까칠한 아이바오와 친해지기 위해 사육장에 침상을 갖다놓고 잠을 자기도 했다. 아이바오의 모성애는 ‘전할시’의 중요한 관전포인트다. 평소 ‘먹방여신’으로 불리는 아이바오가 좋아하는 죽순도 외면한 채 아가들을 소중하게 끌어안고 젖을 물리는 모습에 숭고한 자연의 섭리를 느낀다. 푸바오 독립 다음날 아이바오가 식음을 전폐하고 푸바오를 찾아다니는 모습도 폭풍 감동이었다. 철저한 독립생활을 하는 판다는 18~24개월 무렵 엄마와 헤어져 혼자 살아간다. 푸바오도 지난해 9월 엄마로부터, 11월 사육사로부터 독립했다. 이제 엄마와는 만날 수 없고, 사육사도 펜스 너머로 접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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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처럼 응석 부리는 푸바오, 사랑하니까 보내줘야죠2016년 한국에 온 판다 커플 러바오와 아이바오는 2020년 그 어렵다는 짝짓기에 성공해 딸 푸바오를 낳았다. 러바오와 푸바오가 각각 얼음바위와 엄마나무 위에서 늘어지게 자고 있는데, 강 사육사가 기자에게 '푸바오는 꼭 엄마 아이바오가 자는 나무 위에서 잔다'며 한두마디 하자 관람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어 그를 에워쌌다. 판다월드 전에 몽키밸리에 있었는데, 원숭이·침팬지와 친하게 지내며 닮았다는 얘기도 많이 들었어요.(웃음)' 1988년 에버랜드 전신 자연농원에 입사한 이래 35년간 80여종의 동물을 돌봤다는 강 사육사는 1994년 한국에 처음 온 판다 커플 밍밍과 리리도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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